[헬스인뉴스] 국내에서 성별확정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와 성별다양성 인구 대부분이 수술 후 삶의 질과 자존감, 정신 건강에서 뚜렷한 변화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국내 8개 의료기관에서 성별확정의료를 받은 38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다기관 분석으로, 한국에서 처음으로 의료기관 기반 데이터를 활용한 대규모 조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 참여자들은 수술 후 자신감과 사회적 활동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답했다. 성별 표현의 일치감을 느낀 비율은 94%에 달했고, 삶의 질과 자존감 향상은 각각 91%와 90%로 나타났다. 정신 건강 개선과 성별 불일치감 해소도 응답자의 상당수가 경험했다고 보고됐다.

수술 유형별 만족도는 생식샘 제거술과 가슴·유방 수술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트랜스남성은 주로 유방절제술과 자궁절제술을, 트랜스여성은 고환절제술과 외음부형성술을 선택했으며, 생식기 재건 및 음성 여성화 수술에서도 긍정적인 경험이 보고됐다. 첫 수술 평균 연령은 26세였으며, 98.9%가 평균 5년 이상 호르몬요법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었다.

김결희 강동성심병원 LGBTQ+센터 교수
김결희 강동성심병원 LGBTQ+센터 교수
연구를 이끈 김결희 강동성심병원 교수는 “이번 조사는 국내 트랜스젠더 인구가 실제로 경험한 성별확정의료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한 첫 사례”라며, “높은 만족도와 삶의 질 향상이 입증된 만큼, 의료 접근성과 제도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자인 이선영 서울대병원 교수도 “수술이 단순한 외형 변화가 아니라 심리적 안정과 사회적 기능 회복까지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Plastic, Reconstructive & Aesthetic Surgery (JPRAS)』 최신호에 ‘Gender-affirming surgeries and patient-reported outcomes in South Korea: A multicenter cohort survey’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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