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이 두 개로 보이고 구토 난다면 즉시 진단 받아야

◇ 안구를 감싸는 얇은 보호벽 안와골절이란
안와골절은 안구를 둘러싸고 있는 뼈가 외부 충격에 의해 부러지는 상태를 말한다. 눈 주변의 뼈는 우리 몸의 다른 뼈들에 비해 매우 얇고 섬세한 구조로 되어 있어, 주먹이나 공처럼 뭉툭한 물체에 부딪혔을 때 발생하는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터지듯 부러지기 쉽다. 주로 눈 아래쪽이나 코 쪽 뼈가 가장 흔하게 손상되는데, 이는 눈에 가해진 강한 압력을 분산시켜 안구가 직접 파열되는 것을 막으려는 신체적 방어 기제의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뼈가 부러지면서 그 틈으로 눈을 움직이는 근육이나 지방이 끼어버리면 심각한 기능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 사물이 겹쳐 보인다면 골절 신호로 의심해야
단순한 타박상과 안와골절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시각적인 변화와 감각의 이상이다. 골절이 발생하면 부러진 뼈 사이로 근육이 끼이면서 눈동자를 움직이는 데 제약이 생기는데, 이 때문에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뺨이나 윗입술, 코 주변의 감각이 무뎌지거나 남의 살처럼 저릿한 느낌이 드는 것도 흔한 증상 중 하나다. 이는 안와 아래를 지나는 신경이 골절로 인해 압박을 받거나 손상되었을 때 발생한다. 눈이 안쪽으로 쑥 들어가 보이는 함몰 증상이 보인다면 이미 뼈의 손상 범위가 넓다는 신호이므로 빠른 진단이 필수적이다.
◇ 아이들의 구토와 메스꺼움은 긴급한 위험 신호
어린아이들의 경우에는 성인과는 조금 다른 양상의 골절이 나타날 수 있어 더욱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뼈는 탄력이 있어 골절 부위가 마치 쥐덫처럼 열렸다가 다시 닫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근육이 강하게 끼이면서 극심한 통증과 함께 메스꺼움이나 구토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만약 아이가 눈 주변을 다친 후 자꾸 토하거나 속이 울렁거린다고 호소한다면 이는 단순한 멀미나 충격에 의한 일시적 증상이 아니라 신경계나 근육에 큰 문제가 생겼다는 긴급 신호일 수 있다. 이 상황은 골든타임을 다투는 응급 상황이므로 지체 없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 응급처치 시 가장 주의해야 할 행동은 '코 풀기'
안와골절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가장 강조되는 수칙은 절대 코를 풀지 않는 것이다. 눈 주변 뼈는 코와 연결된 빈 공간인 부비동과 맞닿아 있는데, 뼈가 부러진 상태에서 코를 강하게 풀면 코 안의 공기가 골절된 틈을 통해 눈 주변 조직으로 순식간에 들어간다. 이로 인해 눈 주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거나 안압이 급격히 높아져 시신경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부종을 가라앉히기 위해 수건으로 감싼 얼음팩을 가볍게 대주는 냉찜질은 도움이 되지만, 코를 풀거나 눈 부위를 세게 누르는 행위는 증상을 악화시키는 치명적인 행동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 정밀 검사 후 결정되는 치료법
병원에 방문하면 일반적으로 안면 부위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진찰과 함께 전산화 단층촬영인 시티 검사를 진행한다. 골절의 정도가 심하지 않고 복시나 눈 운동 장애가 없다면 부기를 가라앉히는 약물을 복용하며 경과를 지켜보는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근육이 끼어 시야 장애가 지속되거나 안구 함몰이 우려될 정도로 골절 부위가 넓다면 부러진 뼈를 복구하고 인공 뼈를 삽입하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수술 여부는 다친 직후보다는 부기가 어느 정도 가라앉은 뒤 전문가의 세밀한 판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송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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