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피부 트러블로 고민하는 이들 중 상당수가 얼굴에 돋아난 발진을 무조건 '여드름'으로 단정 짓곤 한다. 하지만 열심히 세안하고 압출을 시도해도 차도가 없고, 오히려 피부가 더 붉어지거나 따가워진다면 질환의 종류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겉보기엔 비슷해 보여도 '지루성피부염'이나 '모낭염'일 가능성이 크며, 이들은 원인과 치료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 질환을 구별하는 핵심은 '면포(씨앗)'와 '통증의 양상'이다.

일반적인 여드름은 모공 속에 피지가 뭉쳐 굳은 '면포'가 존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짰을 때 노란 피지 씨앗이 나온다면 여드름일 확률이 높다. 반면 모낭염은 털을 감싸는 모낭에 세균이 감염되어 생기는 염증이다. 여드름과 모양은 비슷하지만, 짰을 때 피지 덩어리 없이 고름과 피만 나온다. 붉은 부위가 곪으면서 누를 때 욱신거리는 통증이 느껴지거나, 입 주변이나 턱 등 면도 부위에 자주 재발한다면 모낭염을 의심해야 한다.

조용훈 미소로한의원 분당점 원장
조용훈 미소로한의원 분당점 원장
가장 주의해야 할 지루성피부염은 피지선이 발달한 곳에 생기는 습진성 질환이다. 여드름이나 모낭염과 달리 '참기 힘든 가려움'이 동반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며 표면에 비듬 같은 하얀 각질(인설)이 일어나는데, 이를 여드름으로 오인해 각질을 억지로 벗겨내면 진물이 나고 증상이 급격히 악화된다.

특히 지루성피부염은 단순한 피부 표면의 문제가 아니다. 한의학적 관점에서는 이를 신체 내부의 '열 대사 장애'로 본다. 스트레스, 수면 부족, 불규칙한 식습관이 지속되면 자율신경계 균형이 깨지면서 체내의 열이 전신으로 순환되지 못한다. 이때 뜨거운 열기가 얼굴과 머리 쪽으로 쏠리는 '상열하한(上熱下寒)' 현상이 발생하는데, 얼굴에 뭉친 열독이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고 피지선을 과도하게 자극해 염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방 치료는 겉으로 드러난 염증을 진정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몸 안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 중점을 둔다. 체질에 맞춘 처방으로 상체에 몰린 열을 내려주고(청열), 손상된 피부 장벽을 재생하여 외부 자극에도 피부가 쉽게 뒤집어지지 않도록 면역력을 높인다. 피부 스스로 독소를 배출하고 조절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재발을 막는 길이다.

생활 습관 교정 또한 필수적이다. 지루성피부염이나 모낭염 환자의 피부는 매우 예민하므로 스크럽제 사용이나 강한 세안은 절대 금물이다. 약산성 클렌저로 거품을 내 부드럽게 닦고 미지근한 물로 헹궈야 한다. 얼굴로 열을 올리는 사우나나 격렬한 운동, 맵고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피부 재생이 활발한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는 숙면을 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확한 진단 없이 연고를 오남용하거나 방치할 경우 치료 기간이 길어질 수 있으므로, 증상 초기부터 내 몸에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글 : 조용훈 미소로한의원 분당점 원장)

김국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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