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염부터 혈당 변동까지 원인 다양해... 증상 반복된다면 식습관 점검 우선

[헬스인뉴스] 바쁜 아침 시간을 쪼개어 잠을 선택하다 보면 식사를 거르는 일이 다반사다. 전날 저녁을 일찍 먹었다면 다음 날 점심까지 무려 15시간 이상 공복 상태가 유지되기도 한다. 이럴 때 배가 고파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수준을 넘어, 속이 메스껍거나 울렁거리는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분명 배는 비어 있는데 음식을 생각하면 오히려 식욕이 떨어지고 속만 쓰린 현상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이는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라 우리 몸속 위장과 호르몬 체계가 보내는 복합적인 신호 때문이다.

공복이 길어지면 위산이 위 점막을 자극해 배고픔 대신 속쓰림이나 메스꺼움을 느낄 수 있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공복이 길어지면 위산이 위 점막을 자극해 배고픔 대신 속쓰림이나 메스꺼움을 느낄 수 있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 위 내용물 없이 분비되는 위산이 점막 자극해

우리의 위장은 음식물이 들어오지 않아도 소화 과정을 준비하며 위산을 분비한다. 원래 위산은 들어온 음식물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지만, 장시간 공복이 유지되면 위 내부에 위산만 남게 된다. 이렇게 쌓인 위산은 보호막이 약해진 위 점막을 직접적으로 자극하거나 식도 쪽으로 역류하면서 속쓰림과 메스꺼움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위장이 예민한 사람이나 평소 역류성 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공복 시간이 길어질수록 위장의 수축 운동과 위산의 영향으로 인해 울렁거림을 더 강하게 느끼게 된다.

◇ 배고픔 호르몬 '그렐린'이 만드는 체내 신호의 불균형

우리가 배고픔을 느끼는 것은 내분비계에서 조절하는 호르몬의 영향이 크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식욕을 자극하는 그렐린 호르몬이다. 식사 시간이 다가오면 위장에서 분비되는 그렐린 수치가 높아지며 뇌에 음식을 먹으라는 신호를 보낸다. 보통은 이 신호가 식욕을 돋우지만,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인해 공복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며 몸이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개인에 따라 배고픔이 아닌 가벼운 메스꺼움이나 불쾌한 통증으로 신호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발생한다.

◇ 단순한 공복감을 넘어 건강 이상 신호일 가능성도

만약 공복 시 느껴지는 메스꺼움이 단순히 울렁거리는 정도를 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심하다면 다른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 평소 위염이나 기능성 소화불량을 앓고 있다면 공복 상태에서 위장 기능이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장시간 식사를 하지 못해 혈당이 낮아지는 저혈당 증세가 나타날 때도 식은땀이나 떨림과 함께 속이 메스꺼울 수 있다. 따라서 공복 불편감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단순히 참고 넘기기보다 자신의 위장 상태와 혈당 변화를 점검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 규칙적인 식습관과 증상별 대처로 위장 환경 개선해야

공복의 불편함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조금씩이라도 규칙적인 시간에 식사하여 위산이 점막을 자극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다. 아침을 챙기기 어렵다면 가벼운 간식이라도 섭취해 위장의 산도를 조절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속쓰림과 메스꺼움이 지속되면서 갑자기 체중이 줄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렵고, 구토 증상이 동반된다면 이는 몸이 보내는 중대한 경고일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날 때는 자가 진단에 의존하기보다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안전하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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