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의사결정 (SDM: Shared Decision Making) 시대 커밍순!

SDM이란 개념을 알거나 이해하진 못했지만, 비슷하게 푸근한(?) 느낌을 처음 가졌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삼성병원이었는데, 내시경을 찍은 후 결과를 확인할 겸 추후 치료에 대해서도 들으러 간 날이었다. 진료실에 들어서자, 이전 경험한 병원들과는 뭔가 상당히 다른 ‘아우라’를 마주했다. 의사와는 정면으로 대면하는 구조, 왠지 불편하고 주눅드는 레이아웃이 당연했는데, 삼성병원의 진료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의료기록을 의사가 보고, 판독한 다음 환자에겐 말만 건네는 구조를 예상했는데, 이 병원은 완전히 달랐다. 의사는 ‘앞’이 아니라 ‘옆’에 앉아 살짝 모니터를 돌려 내게 설명을 찬찬히 해줬다. 나에 대한 의료기록을 마침내 ‘내’가 볼 수 있단 사실에 놀랐고, 길진 않았지만 자세한 설명에 놀랐으며, 향후 치료 과정에서 불편하지 않겠냐는 등 내 의견을 꼬치꼬치 물어봐 감동이었다. 이후 삼성병원과 의사 선생님에게 큰 신뢰를 가지게 된 것은 당연했다.
‘공유의사결정운동’이 시작된 것은 1950, 60년대 미국의 의료계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본격화되고 있는 것은 최근으로 감지된다. 얼마 전엔 관련 국제 학회도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만큼 핫한 이슈가 되고 있다 하니 그저 환영할 뿐이다. 학회에서 논의된 주제들을 보면 거의 모든 의료과와 질병 사안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과학적이며 합리적인 SDM을 위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다(예: 중증슬관절염, 저위험갑상선암, 중증아토피피부염, 류마티스관절염 등). 큰 변화, 중요한 변화가 확실하다.
하지만, 이 같은 발빠른 흐름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있다. 의료진이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학술적 접근과 함께, 다양한 논의사항들이‘환자들’‘환자 가족들’에겐 얼마나 알려지고, 일반화되고, 설레게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인 것이다. 연구 수행에 있어 실제 의료소비자들의 절절한 목소리를 어떻게 들어서,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모호해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의료진들이 속속 개발해 세상에 내놓는 ‘환자들을 위한’ 의사결정 도구들이 실제 환자들에겐 얼마나 편리하게 받아들여지며, 현실에서의 사용 가능성에 대해선 어떤 마음인지, 즉 얼마나 소비자 친화적인지 등에 대한 토론은 미비하다는 뜻이다.
김국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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