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75%이상 겪는 질염, 10명 중 1명은 다낭성 난소증후군
논문으로 보는 질 유산균·이노시톨 영양제 효능은

[Hinews 하이뉴스] 질염은 여성에게 흔한 ‘감기’로 불릴 만큼 대부분이 한 번쯤 겪는 질환이다. 다낭성 난소증후군도 가임기 여성 10명 중 1명에게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문제다.

이처럼 질 건강 문제, 생리 불순, 호르몬 불균형 등을 겪는 여성들 사이에서 최근 이노시톨과 질 유산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연 이들 성분은 예방과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을까? 발표된 논문을 중심으로 과학적 근거와 복용 시 유의점을 짚어본다.

질염과 다낭성 난소증후군으로 인해 질 유산균과 이노시톨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여성용 영양제 출시가 활발하지만 유행에 따라 구매하기보다는 효능과 복용법을 정확히 알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클립아트코리아)
질염과 다낭성 난소증후군으로 인해 질 유산균과 이노시톨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여성용 영양제 출시가 활발하지만 유행에 따라 구매하기보다는 효능과 복용법을 정확히 알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클립아트코리아)

◇ 이노시톨, 여성호르몬 균형과 배란 기능 개선에 효과

이노시톨은 체내 포도당 대사와 세포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비타민 유사 물질이다. 특히 다낭성 난소증후군(PCOS) 환자에게 효과가 가장 잘 입증됐다. 다낭성증후군은 배란 장애, 월경 불순, 남성호르몬 과다 등이 특징이며 인슐린 저항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노시톨은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 혈당을 안정시키고 이를 통해 난소 기능 정상화에도 도움을 준다.

2007년 Gerli 연구팀은 PCOS 여성 92명을 대상으로 16주간 미오이노시톨 4g과 엽산 400μg을 하루 2회 투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노시톨 복용군의 배란 성공률은 25%로, 위약군의 15%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첫 배란까지의 기간도 평균 24.5일로, 위약군보다 약 16일 짧았다.

같은 연구에서 수정률 역시 이노시톨 복용군이 58%로, 위약군 43%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노시톨이 배란 유도뿐 아니라 수정 가능성도 높인다는 분석이다. 호르몬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이노시톨은 황체형성호르몬과 안드로겐 수치를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였다. 일부 연구에서는 탈모, 여드름, 정서 불안 완화에도 긍정적 효과가 보고됐다.

이노시톨은 ‘자연스러운 호르몬 조절’을 원하는 여성들에게 부작용이 적은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여성의 일상적 질환 '질염'...유산균으로 예방 가능할까

질염은 성인 여성의 75% 이상이 한 번 이상 겪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여성의 감기’라 불릴 만큼 재발이 잦고 가려움·분비물·냄새 등으로 일상에 불편을 준다.

건강한 질 내 환경에서는 락토바실러스 유산균이 90% 이상을 차지하며 이들이 유지하는 산성 환경이 외부 유해균을 막아준다. 하지만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 항생제 복용 등으로 세균총이 무너지면 질염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크로아티아 연구진은 질염 병력이 있는 여성 544명을 대상으로, 6주간 경구 유산균 복용 효과를 평가했다. 이 중 395명에게는 락토바실러스 기반 유산균을 149명에게는 위약을 투여한 결과, 유산균 복용군의 정상 세균총 유지율은 51.1%로, 위약군 20.8%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국내 연구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의 임상시험에서는 질염 증상이 있는 여성 36명 중 60%가 6주간 경구 프로바이오틱스 복용 후 질 내 미생물 불균형이 개선됐다.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또 다른 임상에서는 질염 여성 40명을 대상으로 ‘리스펙타’ 유산균 제품을 투여했다. 복용군의 75%는 질 분비물이 줄었고, 79%는 질 가려움증이 완화됐다.

이처럼 경구 유산균은 질 내 유익균 회복과 질염 재발 감소에 실질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한국인 여성의 질 세균총을 기반으로 한 유산균 균주 개발도 활발하다. 일부 균주는 자궁경부 점막에 잘 정착해 칸디다균, 대장균 등의 유해균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산균은 질염 예방뿐 아니라 질 건강을 위한 일상적인 보조 요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제품별 균주와 효과가 다르므로 개인에게 맞는 선택이 중요하다.

실제로 다낭성 난소증후군이나 자궁 질환이 있다면 먼저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양제는 그 후 적정 용량을 확인해 복용해도 늦지 않다. (클립아트코리아)
실제로 다낭성 난소증후군이나 자궁 질환이 있다면 먼저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양제는 그 후 적정 용량을 확인해 복용해도 늦지 않다. (클립아트코리아)

◇ 복용 방법과 제품 선택, 무엇을 고려해야 하나

이노시톨과 질 유산균 모두 효과를 보려면 올바른 복용법과 성분 확인이 중요하다. 단순히 ‘여성 전용’이라는 문구만 보고 선택하면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노시톨은 주로 미오이노시톨(Myo-inositol) 형태로 사용되며, 하루 4,000mg 전후의 용량에서 효과가 입증됐다. 엽산과 비타민 B군이 함께 포함된 제품이 권장되며 2~3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한편, D-카이로이노시톨은 고용량 섭취 시 난자 질 저하를 유발할 수 있어 성분 비율에 주의가 필요하다.

질 유산균은 락토바실러스 루테리, 람노수스 등 질 내 정착 능력이 검증된 균주를 선택해야 한다. 제품에 표시된 ‘투입 균수’가 아닌, 섭취 시까지 살아 있는 ‘보장 균수’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구 복용 후 3~5일 내 정착되며 효과 유지를 위해 꾸준한 섭취가 필요하다.

복용 시점도 중요하다. 이노시톨은 공복 또는 식전 섭취가 흡수에 유리하고 질 유산균은 항생제 복용 시기를 피해 먹는 것이 좋다. 또한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등 에스트로겐 관련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석류나 홍삼 등 일부 성분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전문가 상담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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