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엔 성인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왔지만, 이번 연구는 소아청소년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기준값을 제시해 의의가 크다.

하지만 소아청소년의 지방간 진단은 쉽지 않다. 간생검은 침습적이고, 초음파나 MRI는 비용이 부담되며, 일반적인 간 효소 수치(ALT, AST)로는 대사질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 성인 대상 진단 지표인 FLI(Fatty Liver Index)와 HSI(Hepatic Steatosis Index)가 소아청소년에게도 유효한지 검증하고, 연령대에 적합한 기준값을 도출했다.
연구는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의 10~18세 청소년 1,158명과 강남세브란스병원 및 용인세브란스병원 환자 2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방간 여부는 초음파 및 간스캔으로 확인했고, 이에 따라 FLI와 HSI의 예측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미국 데이터에서는 FLI와 HSI의 예측 정확도(AUC)가 각각 0.91, 0.90, 국내 병원 데이터에서는 모두 0.93으로 나타났다. 이는 두 지표 모두 소아 MASLD 진단에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특히 ALT 수치가 정상인 소아청소년만 따로 분석해도 FLI, HSI의 예측력이 유지돼, 외관상 건강해 보이는 아동도 조기 선별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송경철 교수는 “FLI와 HSI는 혈액검사, 체중, 키, 허리둘레 등으로 쉽게 계산할 수 있어, 학교 건강검진이나 1차 의료기관에서도 활용 가능하다”며 “조기 진단과 예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유진 교수는 “성인 간질환으로 이어지기 전 단계에서 아이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소아청소년 MASLD 진단을 위한 FLI 및 HSI의 최적 기준값 연구’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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