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무더위에 지친 체력을 보충하려 삼계탕, 장어, 수박 등 보양식과 제철과일을 찾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콩팥 기능이 저하된 사람이라면 이런 음식이 오히려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지은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센터장은 “콩팥 기능이 70% 이상 손상돼도 특별한 증상이 없어 병을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고단백 보양식이나 칼륨이 많은 과일은 콩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섭취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복날 대표 음식인 삼계탕은 고단백 식품으로 건강한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콩팥 기능이 떨어진 이들에겐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생긴 노폐물이 몸에 쌓이면서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콩팥병 환자에겐 복날 보양식이 득보다 실, 고단백·고칼륨 음식은 조심해야 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콩팥병 환자에겐 복날 보양식이 득보다 실, 고단백·고칼륨 음식은 조심해야 한다. (클립아트코리아)
또한 수박, 참외, 바나나, 멜론, 자두, 토마토처럼 칼륨 함량이 높은 과일도 위험하다. 콩팥병 환자가 칼륨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고칼륨혈증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손발 저림이나 근육 마비는 물론 심할 경우 심장마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칼륨 섭취를 줄이려면 과일은 껍질을 벗기기 전 2시간 이상 물에 담가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수분도 ‘많이’ 아닌 ‘적당히’... 무조건 물 많이 마시는 건 위험

여름철 탈수를 막기 위해 하루 2리터 이상 수분 섭취를 권장하곤 하지만, 콩팥병 환자에게는 예외다. 손상된 콩팥은 수분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과도한 물 섭취는 오히려 부종이나 폐에 물이 차는 폐부종을 유발할 수 있다.

이지은 센터장은 “물을 많이 마시면 콩팥은 쉴 틈 없이 수분을 거르느라 더 큰 부담을 겪는다”며 “저나트륨혈증까지 발생하면 두통, 구토, 심하면 의식 혼란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콩팥 기능 저하 시 섭취 주의 (힘찬병원 제공)
콩팥 기능 저하 시 섭취 주의 (힘찬병원 제공)
◇정기 검진이 ‘최선의 예방법’... 40대 이후 주의해야

콩팥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려운 장기다. 병이 진행돼 말기까지 가면 평생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하거나 이식이 필요한 상황까지도 올 수 있다. 특히 고령층에서 환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어, 60대 이상이 전체 만성 콩팥병 환자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40대 이후에는 콩팥 기능이 자연스럽게 떨어지기 때문에 당뇨나 고혈압을 앓고 있다면 매년 콩팥 기능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흡연과 음주는 콩팥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야 하며, 짠 음식도 가급적 줄여야 한다.

이지은 센터장은 “콩팥 건강은 식습관과 직결된다”며 “건강한 식이요법을 유지하면서 정기적으로 검진받는 것이 콩팥병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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