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은 눈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얇은 신경조직으로, 빛과 시각 정보를 받아 뇌로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부위에 이상이 생기면 시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망막질환이 서서히 진행돼 초기에 자각하기 어렵고, 증상이 나타났을 땐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망막질환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 특히 시력 손상을 동반하는 질환에는 '안구 내 주사치료(유리체강내 주사)'가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치료는 눈 안 유리체강에 약물을 직접 주입해 약물이 망막에 고농도로 작용하게 하는 방식이다. 박서연 세란병원 안과센터 과장은 “시술 전 OCT(광간섭단층촬영), 안저 촬영 등으로 정확한 진단을 먼저 내린다”며 “점안 마취 후 굉장히 얇은 바늘로 주사하기 때문에 통증은 거의 없고, 주입 시간도 10초 이내로 매우 짧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경우 한 번의 치료로 끝나지 않고 일정 간격으로 반복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직후에는 이물감, 충혈 등 가벼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며칠 안에 사라진다.
간혹 드물게 시력 변화나 통증이 생길 수 있어,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습성황반변성·당뇨망막병증·포도막염 치료에 적극 활용
안구 내 주사치료는 특히 다음 세 가지 질환에서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인다.
· 습성황반변성 : 노인성 황반변성의 한 유형으로, 눈 속 망막 아래쪽에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자라면서 출혈과 부종을 일으키고 시력을 떨어뜨린다. 치료하지 않으면 빠르게 시력이 악화된다.
· 당뇨망막병증 : 당뇨병이 오래되면 망막의 미세혈관이 손상되면서 출혈과 황반부종이 발생한다. 특히 ‘당뇨 황반부종’은 중심 시력을 손상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 포도막염 : 눈의 중간층인 포도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황반에 부종이 생기면 스테로이드 계열 주사제를 안구 내로 주입해야 시력을 보호할 수 있다. 만성적이거나 자주 재발하는 경우에도 효과가 오래 지속돼 활용된다.
이 치료에서 주로 사용하는 약물은 VEGF 억제제다. VEGF는 혈관 생성을 유도하는 단백질로, 망막 내에서 과도하게 작용하면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생겨 시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VEGF 억제 항체 주사는 이 단백질을 차단해 신생혈관의 성장을 막고, 출혈과 부종을 줄여 시력 저하를 방지한다.
안구 내 주사치료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치료지만,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선 반드시 망막질환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드물게는 안내염, 안압 상승, 출혈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눈에 주사’라는 말만으로 겁먹을 필요는 없다. 안구 내 주사치료는 많은 망막질환에 효과적이며, 조기에 시작할수록 시력을 지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정확한 진단을 통해 시력을 위협하는 질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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