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자막은 난청 환자가 TV 드라마나 예능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자막에만 의존하다 보면 보청기 착용 시간이 줄어들고, 결국 청각 재활 효과가 떨어질 위험이 있다.

◇ 보청기는 단순 증폭기가 아니라 ‘뇌 훈련기’
서울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호 교수는 “보청기는 단순히 소리를 키우는 기계가 아니다. 꾸준히 착용해야 귀와 뇌가 소리를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능력을 키우는 중요한 도구”라고 강조한다.

보청기 사용을 소홀히 하면 청각 신경과 뇌에 자극이 줄어 ‘청각 박탈 효과(auditory deprivation)’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시간이 지나면 말소리 인식 능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보청기 착용을 꾸준히 하면서 자막은 보조로 활용해야 난청 환자의 청각과 뇌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보청기 착용을 꾸준히 하면서 자막은 보조로 활용해야 난청 환자의 청각과 뇌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 자막은 보조일 뿐, 보청기는 필수
자막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자막에만 의존해 보청기를 끄면 뇌가 소리를 해석할 기회를 잃어 청각 기능 유지에 불리하다.

김 교수는 “자막은 필요한 순간만 활용하고, 보청기는 항상 켜 청각 신경과 뇌에 지속적인 자극을 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 일상에서 쉽게 실천하는 청력 지키기
작은 습관 변화로 청각 박탈 효과를 막을 수 있다. TV 시청 시 보청기를 꼭 착용하고, 먼저 소리에 집중한 뒤 놓친 부분만 자막으로 확인하는 ‘듣기-확인 페어’ 습관을 추천한다. 주변 소음을 줄이고 스피커를 가까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라디오, 팟캐스트 등 자막 없는 음성 매체를 보청기와 함께 듣는 것도 청각 재활에 효과적이다.

김영호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김영호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청각은 뇌 건강의 시작
청각은 단순히 소리를 듣는 걸 넘어 뇌가 소리를 해석하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꾸준한 청각 자극은 뇌의 언어 처리 능력을 활성화해 말소리 인지 능력을 유지한다. 난청 교정이 고령층 인지 저하를 늦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김 교수는 “청력을 지키는 건 귀뿐 아니라 뇌 건강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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