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국내 수면장애 환자가 빠르게 늘면서 단순 피로나 피로 회복 문제를 넘어 심각한 건강 문제로 자리 잡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수면장애(F51, G47)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약 130만 명으로, 2020년 100만 명을 넘긴 뒤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인다. 국민 14~17%가 불면증, 수면무호흡 등으로 병원을 찾는 것으로 조사되며, 만성질환 수준의 유병률을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고령층에서 증상이 두드러지면서 심혈관질환, 치매, 당뇨 등 만성질환과의 연관성이 주목된다. 이일우 온병원 수면장애클리닉 이비인후과 과장은 “코골이나 수면 중 무호흡을 단순한 피로로 생각하면 병이 악화될 수 있다”며, “심혈관질환 위험이 최대 3배까지 올라가는 사례도 있어 조기 진단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수면다원검사, 상태 파악과 맞춤 치료의 출발점

정확한 원인과 심각도를 확인하려면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 PSG)’가 필요하다. 이 검사를 통해 단순 불면증부터 수면무호흡, 렘수면 행동장애, 주기적 사지운동장애 등 다양한 수면 질환을 확인할 수 있다. 수치와 그래프로 수면 상태를 분석해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고, 치료 순응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이 과장은 “밤새 뒤척이거나 코를 심하게 골고, 호흡이 끊기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피로로 넘기지 말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수면다원검사는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과학적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수면의 질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면,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워 장기적 건강 위험을 줄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국내 수면장애 환자가 급증하면서 정확한 진단과 맞춤 치료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국내 수면장애 환자가 급증하면서 정확한 진단과 맞춤 치료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양압기 치료, 수면 개선 효과 입증

수면무호흡 환자 사례에서도 양압기(CPAP) 치료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30대 남성 환자는 심한 코골이와 호흡 정지, 고도 비만으로 낮 동안 극심한 피로를 호소했다. 1차 검사에서 AHI(무호흡지수) 87.6, 최저 산소포화도 67%로 중증 수면무호흡이 확인됐다. 이후 적정 압력 양압기를 적용한 결과, AHI는 4.5로 떨어지고 일주일 후 1.3으로 사실상 정상 범주에 도달했다. 환자는 낮 졸림과 피로가 크게 줄고, 장기간 안정적으로 장비를 사용할 수 있었다.

40대 여성 환자도 반복적인 코골이와 무호흡으로 내원했다. 초기 AHI 14.4, 최저 산소포화도 83%였으나, 맞춤형 CPAP 8cmH₂O 적용 후 AHI는 3으로 감소하고 수면 효율은 96%로 개선됐다. 초기 불편감은 있었지만 의료진의 조절과 상담을 통해 순응도가 높아졌다.

조기 진단·맞춤 치료가 장기적 건강 열쇠

미국수면학회(AASM)는 폐쇄성 수면무호흡 1차 치료로 양압기를 권장하며, 연구에서도 AHI 개선률 70~90%가 보고됐다. 부산 온병원 역시 국제 기준에 맞춘 맞춤형 양압기 치료를 통해 안정적인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이일우 과장은 “조기 진단과 개인 맞춤형 치료는 심혈관질환, 인지기능 저하 등 장기적 위험을 낮추는 핵심”이라며, “수면 문제를 방치하지 않고 전문 상담과 검사를 통해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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