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최근 고령의 유명 인사가 폐기흉으로 별세하면서 ‘기흉’이라는 질환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기흉은 폐에서 새어나온 공기가 폐 바깥 흉막강에 쌓여, 폐를 안쪽에서 눌러 호흡을 방해하는 병이다.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폐 질환이 있는 고령층에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기흉의 대표 증상은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이다. 움직이다가 갑자기 숨이 가쁘거나, 말할 때 숨이 차는 느낌이 든다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심한 경우 피부나 입술이 파래지는 청색증이 나타나고, 치료가 지연되면 심장과 혈관까지 눌려 긴장성 기흉으로 악화될 수 있다.

기흉은 젊은 남성에게도 흔하지만, 고령자나 기존 폐질환 환자에게는 더 위험해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기흉은 젊은 남성에게도 흔하지만, 고령자나 기존 폐질환 환자에게는 더 위험해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기흉, 젊다고 안심할 수 없다
기흉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자발성 기흉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키가 크고 마른 10~20대 남성에게 흔하다. 흡연자는 위험이 더 높다.

외상성 기흉은 교통사고나 낙상 등 외부 충격에 의해 생기고, 이차성 기흉은 만성 폐질환(예: 폐기종, 천식, 결핵 등)을 가진 고령층에서 잘 나타난다. 치료받은 적 있는 폐질환 환자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로 국내 기흉 환자 약 2만6천 명 중 절반 이상이 10~20대이며, 중장년층 이상에서는 이차성 기흉 비율이 높아 합병증 위험이 크다.

◇재발 잦고 예측 어려운 병, 치료 시기 놓치면 위험
가벼운 기흉은 산소 공급과 휴식만으로도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공기 유입이 심하거나 재발 가능성이 높은 경우엔 흉관 삽입술이나 흉강경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시 기흉 부위를 절제하고, 폐와 흉막을 일부러 유착시켜 공기가 새지 않도록 한다. 특히 반복성 기흉이나, 월경과 연관된 희귀한 형태인 월경기흉, 폐질환이 원인이 되는 이차성 기흉은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

최필조 부산 온병원 흉부외과 교수
최필조 부산 온병원 흉부외과 교수
◇예방은 어렵지만, 위험 줄이는 방법은 있다
기흉은 예고 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완전한 예방법은 없다. 하지만 금연, 규칙적인 생활, 폐 건강 관리를 통해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치료 후에는 비행기 여행이나 고산지대 방문, 스쿠버다이빙 등 기압 변화가 큰 환경은 피해야 한다. 심한 운동이나 갑작스러운 호흡 변화도 주의해야 한다.

◇"가슴 통증·숨 가쁨, 절대 넘기지 마세요"
최필조 부산 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기흉은 호흡 중 폐에서 공기가 새어 흉막 공간에 쌓이면서 폐가 찌그러지는 병”이라며, “갑자기 가슴이 아프거나 숨쉬기 힘들다면 운동 중이든 쉬고 있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고령자나 폐 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은 기흉이 더 치명적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수술적 치료를 받으면 재발률은 5%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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