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유방암 수술 후 자연스러운 복원을 위해 자가조직 재건을 선택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정신건강 측면에서는 인공 보형물 재건보다 부담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전병준 교수팀과 유방외과·임상역학 연구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방암 환자 2만4930명을 최대 9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자가조직 재건 환자는 불안, 우울, 수면장애 등 정신질환 발생 위험이 보형물 재건 환자보다 약 13% 높았다. 특히 불안장애는 25% 정도 더 자주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차이가 수술과 회복 과정에서 오는 신체적 부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가조직 재건은 복부나 등에서 조직을 채취하기 때문에 수술 시간이 길고 통증과 회복 기간이 길다. 환자 기대와 실제 회복 간의 간극이 심리적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왼쪽부터) 전병준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교수, 박찬우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전공의, 유재민·박웅기 삼성서울병원 유방외과 교수, 강단비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왼쪽부터) 전병준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교수, 박찬우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전공의, 유재민·박웅기 삼성서울병원 유방외과 교수, 강단비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전병준 교수는 “자가조직 재건은 외형상 자연스러움을 얻을 수 있지만, 회복 과정은 환자마다 다르므로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민 교수는 “특히 50세 이상 환자에서 정신질환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며 “나이와 건강 상태, 심리적 요인을 함께 고려해 재건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즉시 재건보다, 일부 환자에게는 지연 재건이 정신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 교수는 “50세 미만 환자는 지연 재건 시 정신질환 위험이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환자의 삶의 질을 최우선으로 판단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은 2024년 ‘암환자 삶의 질 연구소’를 설립해, 암 치료 이후 환자의 심리적·사회적 회복 지원 연구와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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