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 참는 습관이 치열·가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교정 중요

[헬스인뉴스] 아침마다 학교 가기 전, 아이가 화장실 앞에서 망설이는 모습을 본 적 있을 것이다. 배가 아프다며 울거나, 대변을 참으려는 행동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습관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낯선 환경이나 스트레스, 혹은 식습관 변화로 인해 아이의 배변 리듬이 깨지면 각종 항문질환이 생기기 쉽다.

배변을 참는 습관은 아이의 변비와 항문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규칙적인 배변 리듬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배변을 참는 습관은 아이의 변비와 항문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규칙적인 배변 리듬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 변비, 대부분의 소아 항문질환의 시작점

아이에게 가장 흔한 항문질환 원인은 변비다. 규칙적인 배변습관이 잡히지 않거나, 대변을 참는 습관이 생기면 장이 대변을 지나치게 흡수해 변이 단단해진다. 이때 배변할 때 통증이 생기고, 변을 더 참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실제로 어린이 변비의 상당수는 심리적 긴장이나 화장실 두려움에서 시작된다.

아이의 변비는 단순히 ‘음식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물 섭취량이 적거나 섬유질이 부족한 식단은 물론, 충분히 움직이지 못하는 생활습관도 큰 원인이 된다. 변비가 지속되면 복부 팽만, 복통, 식욕 저하가 함께 나타나며, 결국 항문 손상이나 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 딱딱한 변이 만든 상처, ‘치열’

배변 시 아이가 심하게 울거나 휴지에 선홍색 피가 묻어 있는 경우,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을 의심할 수 있다. 치열은 단단한 변이 지나가며 항문 피부가 미세하게 갈라지는 현상으로, 심하면 배변 공포증까지 생길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변을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다. 미지근한 물로 좌욕을 하거나, 물과 섬유질이 충분한 식단을 유지하면 통증이 완화된다. 아이가 변을 참지 않도록 매일 같은 시간에 화장실을 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 항문 가려움증, 과도한 세정이 원인일 수도

항문 주위를 긁는 행동이 자주 보인다면 항문 가려움증(소양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하지만 ‘깨끗이 씻기면 해결된다’는 생각으로 과도하게 닦거나 비누를 자주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피부 자극을 심화시킬 수 있다.

또한 밤에 특히 가려움이 심하다면 기생충(특히 요충) 감염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에는 약국이나 병원에서 간단한 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하다. 가려움이 지속되면 아이가 긁어서 상처가 생기기 쉬우므로, 손톱을 짧게 유지하고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 조기 진료가 가장 좋은 예방법

아이의 항문질환은 대부분 생활습관 개선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3개월 이상 변비가 지속되거나, 출혈이 반복되고 체중 감소나 심한 통증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소아과 진료가 필요하다.

규칙적인 식사와 수분 섭취, 화장실 가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습관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특히 부모가 아이의 배변 패턴을 꾸준히 관찰하고, 배변 후 통증이나 출혈, 가려움 등 이상 신호가 나타나면 조기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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