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단계에서는 증상이 거의 없어, 스스로 느끼는 불편감만으로는 암을 발견하기 어렵다. 늦게 진단될수록 치료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진다. 위암과 대장암은 조기 발견 시 완치율이 90%를 넘고, 진행이 빠른 폐암과 간암도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생존률을 좌우한다.

건강검진의 의미가 바뀌고 있다. 단순 질병 발견을 넘어, 개인 맞춤형 위험 예측과 예방 전략 수립이 중심이다. 혈액 속 유전 정보를 분석하면 주요 암뿐 아니라, 향후 발병 위험이 높은 질환까지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유전자 기반 암 검사는 혈액만으로 간암, 췌장암, 대장암 등 10여 가지 주요 암 위험을 평가하고, 위험도에 따라 맞춤형 예방 전략을 제시한다. 즉, 조기검진은 단순히 ‘암 유무 확인’이 아니라 ‘미래 건강 설계’로 진화하고 있다.
◇만성질환도 놓치면 치명적
조기검진의 중요성은 암에 국한되지 않는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간·신장 질환, 갑상선질환 등은 정기검진을 통해서만 초기에 잡을 수 있다. 조기 발견 후 생활습관 관리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합병증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추고, 장기적으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정승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건강증진센터 센터장은 “조기검진은 단순히 질병을 발견하는 절차가 아니라,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관리하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암 조기 발견은 치료율을 높일 뿐 아니라, 개인이 일상 생활 속 건강 습관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출발점이 된다.
◇정기검진, 행동으로 연결돼야
암이나 만성질환의 예방에서 가장 강력한 도구는 정기검진이다. 검진 결과를 단순 참고로 그치지 말고, 생활 습관 조정, 필요 시 의료적 개입과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 센터장은 “예방의학의 핵심은 조기 대응이며, 정기검진은 아무리 의료 기술이 발달해도 여전히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라고 덧붙였다.
조기검진은 ‘병을 발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나와 가족의 생명을 지키고, 장기적 건강 수명을 설계하는 첫걸음이다. 증상이 없다고 미루지 말고, 오늘 바로 검진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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