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에크모(ECMO) 치료 중 발생하는 과도한 염증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접근으로 혈액정화요법이 주목받고 있다.

양정훈·고령은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심인성 쇼크 환자를 대상으로 ECMO 치료와 혈액정화요법을 병합해 염증 반응 변화를 살폈다. 연구 결과는 중환자의학 국제학술지 Critical Care(IF=9.3)에 최근 발표됐다.

심인성 쇼크는 심장 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장기 부전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상태다.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때, 심장과 폐 기능을 대신하는 VA-ECMO(정맥-동맥 체외막산소공급장치) 치료가 시행된다. 그러나 ECMO 과정에서 체외순환이 유발하는 과도한 염증은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켜 환자 예후를 악화시킬 수 있다.

(왼쪽부터) 양정훈·고령은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왼쪽부터) 양정훈·고령은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염증 유발 물질과 내독소를 동시에 제거할 수 있는 혈액정화 필터를 도입했다. 실험 결과, 특수필터(옥사이리스, oXiris)를 사용한 군에서는 ECMO 시작 24시간 후부터 인터루킨-6(IL-6) 수치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7일째까지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였다. 성장분화인자(GDF-15) 역시 48시간 이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아졌다.

다만, 내독소 수치 변화와 사망률 등 주요 임상 결과에서는 통계적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고령은 교수는 “이번 연구는 ECMO 치료 중 혈액정화 필터가 염증 반응을 얼마나 조절할 수 있는지를 확인한 초기 단계 연구”라며, “임상적 효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후속 대규모 연구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양정훈 교수는 “ECMO는 생명을 지탱하는 치료이지만,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체내 반응을 세밀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염증 조절은 환자 예후 개선과 직결될 수 있는 핵심 요소이며, 이번 연구가 안전한 치료 전략을 마련하는 기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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