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가구에서 나오는 유해물질, 환기만 잘해도 절반은 예방 가능

[헬스인뉴스] 이사 후 처음 맞는 아침, 깨끗한 집에서 나는 새 가구 냄새가 기분 좋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눈이 따갑거나 목이 칼칼해지고, 아이가 이유 없이 재채기를 반복한다면 단순한 적응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바로 ‘새집증후군’이다.

새집증후군은 신축 또는 리모델링한 공간의 벽지, 바닥재, 가구, 접착제 등에 포함된 화학물질이 실내 공기 중으로 방출되며 발생하는 증상이다. 일부 조사에서는 입주자의 약 30% 이상이 두통, 피로감, 비염, 아토피 증상 등을 경험했다고 보고된다. 특히 환기가 잘되지 않는 겨울철이나 아이·노인이 있는 가정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입주 초기의 새집은 냄새보다 공기질 관리가 중요하다. 환기와 청정기 사용으로 가족 건강을 지키자.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입주 초기의 새집은 냄새보다 공기질 관리가 중요하다. 환기와 청정기 사용으로 가족 건강을 지키자.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 새집증후군의 주요 원인

새집증후군의 원인은 실내 오염물질이다. 벽지나 바닥재, 가구, 페인트, 접착제에서 나오는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벤젠 등이 대표적이다. 이 물질들은 눈·코·호흡기를 자극하거나 피부염,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장시간 노출되면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아토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입주 전 신축 공동주택의 공기질을 측정해 포름알데히드와 TVOC(총휘발성유기화합물)가 환경부 권고 기준(포름알데히드 210㎍/㎥ 이하, TVOC 400㎍/㎥ 이하)을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초기에는 오염물질 방출량이 높기 때문에, 실제 입주 후에도 지속적인 환기와 관리가 필수적이다.

◇ ‘베이크아웃’은 보조 수단, 환기가 기본

입주 전 고온으로 실내를 가열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베이크아웃’이 흔히 소개되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다. 온도를 높이면 오히려 일시적으로 오염물질이 많이 방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독으로 시행하기보다 ‘가열과 환기’를 함께 반복하는 방식으로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다 확실한 방법은 지속적인 환기다. 창문을 마주 열어 공기를 순환시키거나 환기 설비를 가동해 실내 공기를 하루 2~3회 이상 교체해야 한다. 실내 온도는 적정 수준(20~23도)을 유지하고, 습도는 40~60% 사이로 관리하면 곰팡이 발생을 줄이면서 오염물질 확산도 완화할 수 있다.

◇ 공기정화식물보다 공기청정기·친환경 자재가 효과적

공기정화식물이 새집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지만, 실제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화분의 오염물질 정화 능력은 실내 공기청정기나 환기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식물은 공기질 개선보다는 심리적 안정과 인테리어 효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입주 전에는 실내 오염물질 방출이 적은 건축자재나 친환경 가구를 선택하고, 입주 후에는 활성탄 필터가 포함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 건강한 새집을 위한 실천 습관

입주 전엔 가급적 한두 달 정도 비워 두고 환기하는 것이 좋고, 입주 후 첫 3개월은 특히 공기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청소할 때는 방향제나 강한 세제 대신 중성세제나 천연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옷장, 서랍장 문을 열어 내부 공기가 순환되도록 하고, 침구·커튼은 자주 세탁해 실내 오염물질이 흡착되는 것을 줄여야 한다.

새집 냄새가 사라졌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다. 실내 공기질은 시간이 지나며 가구, 도료, 생활용품 등에서도 오염물질이 계속 방출되기 때문이다. 결국 지속적인 환기와 관리가 새집증후군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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