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11월, 아침 공기가 차갑게 스며드는 시기. 수능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수험생과 학부모 모두 마음이 조여진다. 시험장에서는 긴장과 스트레스 때문에 갑작스럽게 쓰러지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 그 주된 원인은 ‘미주신경성 실신’이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특별한 질환이 없어도 나타날 수 있다. 극심한 긴장이나 심리적 충격이 자율신경계를 흔들면 심장 박동과 혈압이 동시에 떨어지고, 뇌로 가는 혈류가 순간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이 생긴다. 오래 서 있거나 공기가 답답한 공간, 시험 직전 극도의 긴장 상황에서 흔히 발생한다. 청소년기는 신체가 예민해 발생률이 특히 높다.

권창희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수험생뿐 아니라 보호자나 감독자도 주의해야 한다. 긴장된 상황에서는 누구나 실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능 전 긴장과 스트레스로 발생할 수 있는 미주신경성 실신, 전조 증상을 인지하고 간단한 생활 습관으로 예방하자.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수능 전 긴장과 스트레스로 발생할 수 있는 미주신경성 실신, 전조 증상을 인지하고 간단한 생활 습관으로 예방하자.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전조 증상 알면 사고 예방 가능

실신은 갑작스럽게 찾아오지만 대부분 미리 신호를 보낸다. 식은땀, 메스꺼움, 창백한 얼굴, 갑작스런 어지럼과 시야 흐림이 대표적이다. 이런 증상을 느끼면 즉시 앉거나 눕고, 머리를 낮춰 뇌로 혈류를 공급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낙상이나 골절 같은 2차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손발이 힘없이 풀리거나 심장이 빠르게 뛰는 느낌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런 경우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고 주변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권 교수는 “어지럼증이나 눈앞이 깜깜해지면 혼자 참지 말고 바로 눕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수능 당일, 작은 습관이 큰 안전

실신 위험을 줄이는 방법은 간단한 생활 습관에서 시작된다. 아침식사를 거르지 말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꽉 조이는 옷과 신발은 피하고 혈액순환이 원활하도록 편안하게 준비한다.

시험 대기 중에는 손가락이나 다리 근육을 주기적으로 수축·이완하는 동작으로 긴장을 풀 수 있다. 불안감이 심할 때는 복식호흡으로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권창희 심장혈관내과 건국대병원 교수
권창희 심장혈관내과 건국대병원 교수
전조 증상이 나타나면 창피해하지 말고 즉시 눕거나 앉아 안정을 취한다. 권 교수는 “컨디션 관리도 중요하지만, 건강이 최우선이다. 미리 전조를 알고 작은 습관을 실천하면 수능 당일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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