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매년 11월 12일은 ‘세계 폐렴의 날’이다. 폐렴은 암·심장질환에 이어 국내 사망 원인 3위를 차지하며, 최근 10년간 사망률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폐렴 사망자는 59명으로, 10년 전보다 약 1.5배 늘었다.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폐 조직에 염증을 일으켜 발생하지만, 침이나 음식물이 기도로 잘못 들어가 생기는 ‘흡인성 폐렴’도 적지 않다. 문제는 이때 구강 내 세균이 많을수록 위험이 커진다는 점이다.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Oral Health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치주염과 같은 잇몸 질환이 폐렴 발생률을 유의하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입속 청결이 곧 폐 건강을 지키는 첫 걸음인 셈이다.

국내 잇몸병 환자는 2024년 기준 약 1958만 명으로, 감기보다 많다. 단순한 구강 질환으로 여겨 방치하면 염증이 전신으로 번질 수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잇몸병 예방의 출발점은 ‘양치 습관’

잇몸병을 막는 가장 기본이자 핵심은 ‘올바른 양치법’이다. 입속 플라그는 치아 사이와 잇몸선에 집중적으로 쌓이는데, 이 부위를 놓치면 세균이 번식해 염증이 생긴다.
대한구강보건협회가 제시한 ‘변형 바스법’은 칫솔을 연필 잡듯 가볍게 쥐고, 잇몸선에 45도 각도로 대어 5~10회 미세하게 흔든 뒤 손목을 이용해 치아 방향으로 쓸어내는 방식이다. 이 방법을 꾸준히 실천하면 잇몸 출혈과 붓기를 줄이고, 플라그 제거 효과도 높아진다.

잇몸병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폐렴 등 전신 질환 위험이 높아지므로, 올바른 양치 습관이 필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잇몸병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폐렴 등 전신 질환 위험이 높아지므로, 올바른 양치 습관이 필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과한 힘보다 부드러운 세정이 중요

칫솔질을 세게 하면 깨끗이 닦일 것 같지만, 오히려 잇몸이 손상될 수 있다. 특히 잇몸이 약한 사람일수록 힘 조절이 중요하다.

이때 음파전동칫솔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미세 진동과 공기방울로 치간과 잇몸선을 부드럽게 세정해 손상 위험을 줄인다. 여러 임상연구에서도 음파전동칫솔 사용군이 일반 칫솔군보다 치은염·플라그·출혈이 유의하게 적었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식후 1분, 2분 이상, 하루 3회

식후 1분 이내 양치를 시작해 최소 2분 이상 닦는 것이 이상적이다. 하루 세 번의 꾸준한 관리만으로도 플라그 형성과 잇몸 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는 세균 감염에 취약하기 때문에, 작은 구강 습관 하나가 폐렴 같은 전신 질환 예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박용덕 대한구강보건협회 회장은 “잇몸병은 단순히 치아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며 “올바른 양치 습관은 입속 건강뿐 아니라 전신 질환을 막는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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