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5시간 미만으로 자는 여성, 7시간 이상 잔 여성보다 뼈 약해

[헬스인뉴스] 평소 건강을 위해 챙겨 먹는 영양제나 꾸준한 운동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잠이다. 하지만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들은 호르몬 변화로 인한 안면 홍조나 야간 발한 등으로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다음 날 피곤하고 마는 문제가 아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잠이 부족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폐경 여성의 뼈가 눈에 띄게 약해질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우리 몸이 휴식하는 동안 뼈 역시 스스로를 재정비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잠이 부족하면 이 중요한 과정이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

폐경 이후 여성은 호르몬 변화와 수면 부족이 겹치면서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폐경 이후 여성은 호르몬 변화와 수면 부족이 겹치면서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 30대 이후 약해지는 뼈 건강, 수면 습관에 답이 있다

우리 몸의 뼈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사이에 가장 단단한 상태인 최대 골량에 도달한다. 그 이후부터는 뼈가 새로 만들어지는 속도보다 깎여 나가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골밀도가 서서히 낮아진다. 특히 여성은 폐경 이후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뼈의 손실 속도가 가파르게 상승한다.

이와 관련해 뉴욕 버팔로대학 보건대학원의 히서 옥스 밸컴 교수 연구팀이 폐경 여성 1만 1천여 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조사를 진행한 결과, 수면 부족이 뼈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확인되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하루 수면 시간이 5시간 이하인 폐경 여성은 7시간 이상 충분히 자는 여성에 비해 척추나 고관절 등 주요 부위의 골밀도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는 습관이 폐경 이후 가속화되는 뼈 손실을 더욱 부추길 수 있음을 시사한다.

◇ 밤사이 이뤄지는 뼈의 재생, 잠 부족하면 멈출 수도

뼈는 한번 만들어지면 평생 그대로 있는 조직이 아니라, 오래된 조직을 깎아내고 새 조직으로 교체하는 리모델링 작업을 반복하는 살아있는 조직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뼈의 재생 과정이 우리가 잠든 사이 활발하게 일어난다고 보고 있다. 수면이 지나치게 짧아지면 체내 생체 리듬이 깨지면서 뼈의 리모델링 주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수면 부족이 심한 여성들의 골다공증 위험도가 높게 나타난 이번 결과는, 숙면이 뼈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필수 요소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 칼슘 섭취만큼 중요한 숙면, 뼈를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흔히 칼슘 섭취나 비타민 D 보충, 걷기 운동 등을 강조한다. 물론 이러한 노력은 매우 중요하지만, 수면이라는 바탕이 흔들리면 그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폐경 이후에는 수면 장애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인 만큼, 잠자리에 들기 전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고 실내 온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등 숙면을 위한 환경 조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단순히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뿐만 아니라 실제 깊은 잠에 드는 양질의 수면이 뒷받침되어야 뼈의 손실 속도를 늦추고 골다공증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 골다공증 예방의 완성은 규칙적인 잠자리와 충분한 휴식

수면 부족과 골다공증의 연관성은 연령이나 체중, 운동 여부, 흡연 등 다른 조건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변함없이 관찰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잠이 뼈 건강에 독립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만약 폐경 이후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있거나 장기간 5시간 미만의 짧은 수면을 유지하고 있다면, 이를 단순한 피로의 원인으로만 보지 말고 골밀도 저하를 알리는 주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규칙적인 검진과 함께 적정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생활 습관의 변화가 뼈 건강을 지키는 핵심 열쇠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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