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하루 15분은 딸꾹질 시간... 뇌 발달과 호흡 훈련 돕는 '착한 반사'

◇ 딸꾹질은 왜 생길까? 횡격막이 보내는 깜짝 신호
딸꾹질은 우리 몸의 가슴과 배를 나누는 근육인 횡격막이 갑자기 수축하면서 발생한다. 식도나 위장에 자극이 가해지면 우리 뇌가 횡격막에 신호를 보내 무의식적인 떨림을 유발하고, 이때 숨을 들이마시려던 찰나 성대가 닫히면서 특유의 "딸꾹" 소리가 나는 것이다. 성인에게는 그저 불편한 증상이지만, 아직 모든 신체 기능이 미숙한 아기들에게는 횡격막과 호흡 근육이 자극에 반응하며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 중 하나라고 이해할 수 있다.
◇ 배 속 태아도 딸꾹질을 한다
놀랍게도 아기들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이미 딸꾹질을 시작한다. 연구에 따르면 임신 초기인 9주 무렵부터 초음파를 통해 태아의 딸꾹질이 관찰되기도 한다. 물론 산모가 그 움직임을 직접 느끼는 것은 보통 임신 중기인 16주에서 24주 사이부터다. 태아는 태반을 통해 산소를 공급받기에 당장 숨을 쉴 필요는 없지만, 태어난 직후 스스로 숨을 쉬기 위해 미리 호흡 근육을 단련해야 한다. 자궁 안에서 반복되는 딸꾹질이 일종의 '예비 호흡 훈련' 역할을 하는 셈이다.
◇ 아기의 뇌 속에 그려지는 신체 지도
영국 런던대학교(UCL)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신생아나 미숙아는 하루 중 약 1%(약 15분) 정도의 시간을 딸꾹질을 하며 보낸다. 연구팀이 아기들의 뇌파를 정밀 분석한 결과, 딸꾹질을 할 때마다 뇌의 특정 부위에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횡격막의 수축 신호가 뇌로 전달되면서, 아기의 뇌가 '호흡에 관여하는 내 몸의 부위가 어디에 있는지'를 학습하고 조절 능력을 키우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즉, 딸꾹질을 할수록 아기의 뇌 속에는 호흡기관을 통제하기 위한 정교한 지도가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 수유 후 흔한 현상, 편안하게 지켜봐야
신생아의 딸꾹질은 주로 수유 후에 자주 나타난다. 우유를 먹으며 공기를 함께 들이마시거나 위가 늘어나면서 주변의 횡격막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대개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멈추며 아기에게 큰 해를 끼치지 않는다. 오히려 억지로 멈추게 하려고 아기를 놀라게 하거나 물을 급하게 먹이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아기가 잘 먹고 잘 놀며 몸무게가 정상적으로 늘고 있다면, 딸꾹질은 우리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도 좋다.
◇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주의 상황
대부분의 딸꾹질은 정상이지만, 만약 딸꾹질이 너무 오래 지속되어 아기가 잠을 자지 못하거나 수유를 거부할 정도라면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특히 딸꾹질과 함께 분수토를 하거나 숨쉬기 힘들어하는 기색이 있다면 소아과 전문의와 상담해보는 것이 안전하다. 임신 중인 산모 역시 태아의 딸꾹질 자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평소와 달리 태동의 패턴이 급격히 줄어드는 등 전체적인 움직임에 큰 변화가 느껴질 때는 정기 검진을 통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송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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