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것 위주의 식단... 영양 흡수 돕는 조리법과 주의사항 확인해야

[헬스인뉴스] 건강을 위해 아침마다 신선한 샐러드를 듬뿍 먹거나, 가공되지 않은 생채식 위주의 식단을 고집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칼로리는 낮으면서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해 다이어트와 변비 해소에 효과적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의욕적으로 시작한 생식이 오히려 복부 팽만감이나 설사를 유발해 며칠 못 가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남들에게는 보약이라는 생식이 왜 나에게는 불편함을 주는 걸까?

생채소는 비타민 섭취에 유리하지만, 장이 예민한 사람에게는 복부 팽만감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생채소는 비타민 섭취에 유리하지만, 장이 예민한 사람에게는 복부 팽만감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 생채소와 과일, 무조건 날것이 정답일까

생식의 가장 큰 장점은 열에 약한 비타민 C나 효소 등을 파괴 없이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모든 영양소가 날것일 때 가장 잘 흡수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토마토의 리코펜이나 당근의 베타카로틴 같은 성분은 기름에 볶거나 익혀 먹을 때 체내 흡수율이 수 배 이상 높아진다. 또한 조리 과정은 식물의 단단한 세포벽을 부드럽게 만들어 우리 몸이 영양소를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따라서 모든 음식을 생으로 먹기보다는 식재료의 특성에 맞춰 익혀 먹는 지혜가 필요하다.

◇ 장이 예민한 사람에게는 '거친 섬유질'이 부담

평소 과민성 장 증후군이 있거나 소화력이 약한 사람에게 생식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생채소에 들어있는 불용성 식이섬유는 장운동을 돕기도 하지만, 장이 예민한 상태에서는 오히려 장벽을 자극해 복통이나 가스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음식을 익히면 식감이 부드러워질 뿐만 아니라 소화와 흡수를 방해하는 일부 성분들이 줄어들어 위장의 부담을 덜어준다. 만약 생식을 먹고 속이 더부룩하다면 채소를 살짝 데치거나 쪄서 먹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 고온다습한 계절에는 '위생'이 곧 건강

여름철이나 장마철처럼 기온과 습도가 높은 시기에는 생식 섭취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열하지 않은 채소와 과일은 식중독균이나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특히 새싹채소처럼 습한 환경에서 자라는 식재료는 세균 번식이 쉽다. 조리 과정이 생략되는 만큼 세척 단계에서 식초물에 담가두거나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어내는 등 위생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식중독 위험이 큰 시기에는 가급적 가열 조리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몸을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이다.

◇ 건강한 생식을 위한 '똑똑한' 실천법

생식을 일상에 건강하게 녹여내고 싶다면 '완전한 생식'보다는 '조화로운 식단'을 지향해야 한다. 아침 한 끼 정도를 신선한 과일과 채소로 즐기되, 소화가 잘 안 되는 겨울철에는 차가운 샐러드를 실온에 잠시 두었다 먹거나 따뜻한 수프를 곁들이는 것이 좋다. 또한 12개월 미만의 영아나 면역력이 극도로 저하된 환자의 경우, 날음식에 포함된 미생물이 위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익힌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내 몸의 상태와 계절에 맞춰 유연하게 조리법을 선택하는 것이 진정한 건강식의 완성이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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