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치아를 무조건 남겨두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때로는 한 개의 치아를 포기함으로써 나머지 서른 개에 가까운 치아와 잇몸 건강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 존재한다. 발치는 단순히 치아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구강 전체의 조화를 고려한 전략적인 치료 과정이기 때문이다.

◇ 충치가 심해 치아 보존이 불가능한 경우
충치가 초기나 중기라면 신경치료나 보철 치료로 치아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세균이 뿌리 깊숙이 파고들어 치아 구조 자체가 파괴된 상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지력이 상실된 치아에 무리하게 보철물을 씌우면 결국 부러지거나 뿌리 끝에 염증 주머니를 만들어 주변 골조직까지 녹일 수 있다. 이 경우 적기에 발치한 후 임플란트 등으로 저작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안전하다.
◇ 잇몸 질환으로 치아가 흔들리는 경우
흔히 풍치라 불리는 치주질환은 치아를 지탱하는 잇몸과 잇몸 뼈를 무너뜨린다. 치아가 겉보기에 멀쩡해도 심하게 흔들린다면 이미 지지 기반이 사라진 신호다. 이를 방치하면 염증이 인접한 건강한 치아로 번지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잇몸 뼈가 과도하게 녹아버리면 나중에 임플란트를 심고 싶어도 심을 자리가 부족해지므로, 골 손실이 더 심해지기 전에 전문가의 판단에 따라 발치하는 것이 유리하다.
◇ 사랑니나 과잉치가 주변 치아에 영향을 줄 때
사랑니는 현대인의 턱 구조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비스듬히 누워 있거나 일부만 매복된 사랑니는 앞쪽 어금니와의 사이에 음식물 찌꺼기를 끼게 해 치명적인 충치나 잇몸 염증을 유발한다. 관리가 불가능한 위치의 사랑니는 주변 치아까지 손상시키므로 선제적 발치가 권장된다.
또한, 치아 배열을 방해하거나 인접 치아 뿌리를 흡수하는 과잉치 역시 구강 균형을 위해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교정 치료를 위한 공간 확보가 필요한 경우
치아 교정 시 턱뼈 크기에 비해 치아가 너무 크거나 덧니가 심하면 치아를 이동시킬 공간이 부족하다. 이때 치아 배열을 정상 범위로 맞추기 위해 기능이 적은 작은 어금니 등을 발치하여 공간을 확보하게 된다.
모든 교정 환자가 발치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리하게 비발치를 고집하다가는 교정 후 치아가 뻗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정밀 진단에 따른 결정이 필요하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송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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