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체중이 갑자기 줄고 눈과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기름진 변이 나타난다면 췌장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문제는 이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국가암정보센터의 5년 상대생존율 통계에 따르면 췌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17.0%로, 다른 주요 암종에 비해 두드러지게 낮다.

췌장은 위와 대장, 간 등 다른 장기에 둘러싸여 있어 검사로도 전체를 살피기 어렵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발견 자체가 쉽지 않은 암으로 꼽힌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췌장은 위와 대장, 간 등 다른 장기에 둘러싸여 있어 검사로도 전체를 살피기 어렵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발견 자체가 쉽지 않은 암으로 꼽힌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왜 조기발견이 어려운가

췌장은 위 뒤쪽, 몸의 중심부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장기다. 길이 15센티미터 안팎의 가늘고 긴 모양이며, 소화 효소를 분비하는 기능과 인슐린 등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능을 함께 담당한다.

이런 위치 때문에 종양이 어느 정도 자라기 전까지는 초음파 검사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위, 대장, 간 등 주변 장기에 둘러싸여 있어 건강검진이나 흔히 받는 복부 초음파검사로는 췌장 전체를 항상 관찰하기 어려워 초기 병변을 찾아내기 쉽지 않다.

종양이 상당히 커져야 주변 신경이나 혈관을 침범하게 되고, 그제야 상복부나 등쪽 통증이 나타난다. 국가암정보센터의 요약병기별 생존율 통계(2019~2023년 진단자 기준)를 보면 췌장암 환자의 43.3%가 진단 당시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에서 처음 발견되는데, 이는 주요 암종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 이런 증상이라면 췌장염 의심

초기에는 소화불량, 속쓰림, 등 쪽으로 퍼지는 막연한 통증 정도로 나타나 흔한 위장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다. 이런 증상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지속된다면 췌장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병이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대표적 신호로는 특별한 이유 없이 단기간에 살이 빠지는 체중 감소, 담도가 종양에 눌려 막히면서 눈과 피부가 노랗게 변하고 소변 색이 진해지는 황달, 소화 효소 분비가 줄면서 기름지고 냄새가 심한 변을 보게 되는 지방변,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거나 당뇨가 새로 생기는 경우 등이 꼽힌다.

특히 가족력이 없던 사람에게 당뇨가 갑자기 생기거나 기존 당뇨 조절이 급격히 어려워지는 경우, 췌장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 정밀 진단, 어떻게 이뤄지나

일반 복부 초음파 검사로 췌장의 일부는 잘 관찰되지만, 췌장 머리 쪽이나 꼬리 쪽처럼 주변 장기에 둘러싸인 부분은 초음파로 잘 관찰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조금이라도 이상 소견이 관찰되거나 앞서 설명한 의심 증상이 있다면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여기서 종괴 소견이 의심되면 다음 단계로 정밀 검사를 진행한다.

내시경 끝에 초음파 장치를 달아 위나 십이지장을 통해 췌장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 관찰하는 내시경초음파 검사는 일반 초음파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살피기 때문에 1센티미터 미만의 작은 병변도 확인할 수 있고, 의심되는 부위에서 바늘로 조직을 채취해 암세포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시경을 통해 담도와 췌관에 조영제를 주입해 막히거나 좁아진 부위를 확인하는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은 진단뿐 아니라, 담도가 막혀 황달이 생긴 경우 관 모양의 의료기구를 삽입해 담즙 배출을 원활하게 하는 치료도 함께 진행할 수 있다.

천영국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영상검사만으로 애매한 병변이라도 내시경초음파를 이용하면 실제 조직을 채취해 확진할 수 있다"며 "정확한 진단이 이후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첫 단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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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국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사진=건국대병원 제공>

◇ 췌장암 검진, 꼭 받아야 할 사람은?

췌장암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정기 검진 항목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다만 췌장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특히 직계가족 중 환자가 있는 경우, 만성 췌장염을 앓고 있는 경우, 건강한 성인에서 새로 진단된 당뇨가 체중 감소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 원인을 알 수 없는 상복부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라면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상담해 검사 여부를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흡연은 췌장암의 대표적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 만큼, 금연은 췌장암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가운데 하나다.

천영국 교수는 "증상이 없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위험 요인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면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조기발견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당부했다.

오하은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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