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만성골수성백혈병(CML) 환자에게 어떤 항암제가 가장 효과적일지, 치료 전에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김형범 연세대 의대 교수와 정유상·유구상 박사팀은 최신 ‘프라임 편집기(Prime Editing)’ 기술을 활용해, CML 세포에서 ABL1 유전자의 다양한 변이가 항암제 반응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게재됐다.

CML은 BCR-ABL1 융합 유전자가 만든 비정상 ABL1 효소가 혈액세포의 과도한 증식을 유도하는 질환이다. 1세대부터 4세대까지 다양한 항암제가 존재하지만, 치료가 길어지면서 유전자 변이가 나타나면 약물 내성이 생겨 환자 맞춤형 치료가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간 유래 CML 세포주(K562)에 프라임 편집기를 활용, ABL1 단일 아미노산 변이 1,954종(전체 가능한 변이의 98%)을 생성했다. 이어 이마티닙, 닐로티닙, 보수티닙, 포나티닙, 애시미닙 등 5종 항암제에 대한 반응을 분석했다.

(왼쪽부터) 정유상·유구상 연세대 의대 약리학교실 박사, 김형범 연세대 의대 약리학교실 교수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왼쪽부터) 정유상·유구상 연세대 의대 약리학교실 박사, 김형범 연세대 의대 약리학교실 교수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분석 결과, 이전에 보고되지 않았던 361가지 새로운 내성 변이가 발견됐다. 일부 변이는 특정 약물에만 내성을 보였고, 일부는 여러 약물에 동시에 내성을 나타내는 패턴을 보였다. 이러한 데이터는 임상에서 환자 맞춤 치료 선택을 돕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연구팀은 다른 세포주(KCL22)와 생쥐 모델에서도 동일 실험을 진행해 결과를 재검증했으며, 내성 패턴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김형범 교수는 “이번 연구로 ABL1 변이가 항암제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며, “향후 환자별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의 약물을 선택하는 정밀의료 실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CML 치료 전략을 개인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향후 환자별 맞춤 치료 시대의 초석이 될 전망이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