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겨울이 되면 찬 공기와 건조한 실내 환경이 호흡에 부담을 준다. 평소 가벼운 기침과 숨참을 단순한 감기나 피로로 넘겼다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가능성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COPD는 기도와 폐포에 염증이 쌓이며 폐 기능을 서서히 떨어뜨리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증상이 미미해 진단이 늦어지기 쉽다.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다. 담배 연기에 포함된 유해물질이 폐 조직을 점차 손상시키고 기도를 좁혀, 평범한 활동조차 숨차게 만든다. 여기에 분진·가스 노출, 반복적 호흡기 감염, 노화가 겹치면 폐 기능 저하는 더욱 빨라진다. 시간이 지나면 계단 오르기, 가벼운 집안일만으로도 숨이 차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겨울철 숨참·기침이 늘었다면 COPD 초기 신호일 수 있어, 조기검사와 금연이 악화 예방의 핵심이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겨울철 숨참·기침이 늘었다면 COPD 초기 신호일 수 있어, 조기검사와 금연이 악화 예방의 핵심이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계단 오를 때 숨차다면 신호일 수 있다

COPD의 특징은 점진적 호흡 곤란이다. 초기에는 계단을 오르거나 미세먼지 많은 날 답답함이 느껴지는 정도지만, 진행하면 짧은 거리 이동이나 가벼운 활동조차 힘들어진다. 흡연자들은 이를 단순 후유증으로 여기고 방치하기 쉽다.

최준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 기능 저하가 진행되면 산소포화도 감소와 심폐 부담이 동반돼 위험해진다”며 “40세 이상 흡연자, 분진·가스 노출 직업군은 조기 폐기능 검사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폐기능 검사는 폐활량과 1초간 강제호기량(FEV1)을 측정해 기도 제한 여부를 확인하며, 필요 시 흉부 X선이나 CT 촬영으로 구조적 문제도 살핀다.

관리의 시작은 금연과 생활 습관

COPD 치료의 핵심은 금연이다. 금연만으로도 폐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으며, 흡입형 기관지확장제나 스테로이드제 사용으로 호흡을 편하게 하고 악화 빈도를 줄일 수 있다. 중증 환자는 산소치료, 호흡재활치료, 근력 운동과 호흡 훈련을 병행해 일상 활동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

감염 예방도 필수다. 독감과 폐렴구균 등 호흡기 감염에 취약한 COPD 환자는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 겨울철에는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고, 외출 시 찬 공기와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균형 잡힌 식사와 충분한 수분 섭취 역시 폐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요소다.

최준영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최준영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최 교수는 “COPD는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로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이라며 “숨참 증상이 반복되면 늦지 않게 폐기능 검사를 받고, 금연·정기검진·백신 접종 등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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