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잠자리에 든 가족이나 친구에게 소름 끼치는 소리로 고통을 주는 잠버릇이 있다. 바로 무의식적으로 이를 갈거나 꽉 무는 ‘이갈이(Bruxism)’다. 이갈이는 단순한 소음을 넘어 당사자의 치아와 턱관절에 심각한 무리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이갈이를 단번에 뿌리 뽑아야 할 병으로 보기보다, 치아 손상을 방지하고 악화 요인을 관리해야 할 생활 습관의 영역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갈이는 치아 마모와 턱관절 통증의 주원인이 되므로, 증상이 지속되면 구강 장치를 통해 치아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 제공=GDH AI Design Team)
이갈이는 치아 마모와 턱관절 통증의 주원인이 되므로, 증상이 지속되면 구강 장치를 통해 치아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 제공=GDH AI Design Team)

◇ 왜 생길까… 한 가지 원인보다는 ‘복합 요인’

이갈이는 치아를 좌우로 가는 행위뿐 아니라, 위아래로 강하게 맞물리는 꽉 물기까지 포함한다. 과거에는 윗니와 아랫니가 맞물리는 상태인 부정교합이 주원인으로 꼽히기도 했으나, 최근 의학계에서는 심리적 스트레스나 불안, 수면 중 미세 각성, 수면무호흡증 등 뇌와 신경계의 복합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무의식적인 턱 근육의 활동은 자는 동안 치아에 평소 씹는 힘의 몇 배에 달하는 과도한 하중을 전달한다. 이는 치아 마모나 깨짐은 물론, 턱관절의 통증과 아침에 일어났을 때 느껴지는 뻐근한 두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 ‘술·담배·커피’ 줄이고 턱 근육 이완 연습해야

이갈이를 완화하기 위해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것은 일상 속 습관이다. 술과 카페인, 흡연은 깊은 잠을 방해하고 수면 중 미세 각성을 유도해 이갈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취침 전에는 멀리하는 것이 좋다.

또한 낮 동안 업무에 집중할 때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무의식적으로 이를 악무는 습관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턱에 힘이 들어갈 때마다 의식적으로 입을 살짝 벌려 윗니와 아랫니 사이 공간을 두는 이완 연습을 하면 수면 중 근육 긴장을 줄이는 데 보탬이 된다. 자기 전 따뜻한 수건으로 턱 주변을 찜질하며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 치과 구강장치, ‘손상 예방’에 효과

이갈이가 심해 치아 마모가 우려된다면 치과에서 제작하는 구강 장치(스플린트)가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마우스가드 형태의 이 장치는 위아래 치아 사이의 완충 지대 역할을 하여 치아가 직접 갈리는 것을 막고 턱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킨다.

다만 이러한 장치는 이갈이 행위 자체를 완전히 멈추게 하는 치료제라기보다, 소중한 치아와 보철물이 파손되지 않도록 지켜주는 보호구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시중에서 파는 기성품보다는 본인의 교합 상태를 반영한 맞춤형 장치를 사용하는 것이 부작용을 줄이는 길이다.

◇ 이런 신호 있다면 전문가 상담 필요해

만약 자고 일어났을 때 입이 잘 벌어지지 않거나 턱관절에서 ‘딱’ 소리가 나며 통증이 느껴진다면 이미 턱관절 질환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치아가 시리거나 흔들리는 느낌이 들 때도 지체 없이 치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코골이가 심하거나 수면 중 숨을 멎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이갈이가 수면 호흡 문제와 연관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적인 수면 평가를 함께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이갈이 관리는 단기간의 해결보다 치아 건강을 평생 지키기 위한 장기적인 관리의 과정임을 명심해야 한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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