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의 핵심은 뇌 시상하부 신경세포에 돋아난 '일차 섬모'다. 이 구조물은 외부 신호를 감지해 세포 내부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김 교수팀은 고지방 음식을 먹어 살이 찐 쥐 모델에 부티르산을 투여했다. 투여 방식과 관계없이 부티르산을 주입받은 쥐는 대조군과 비교해 체중은 15%, 식사량은 20%가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 인슐린 저항성 개선을 통한 혈당 조절 능력도 함께 향상했다.

분자 수준의 정밀 분석 결과는 더욱 구체적이다. 부티르산은 시상하부에서 일차 섬모를 만드는 유전자(Rfx2, Rfx3 등)의 발현을 유도했다. 이를 통해 식욕 조절 중추인 궁형핵 등에서 일차 섬모가 더 많이 형성되도록 도왔다. 특히 식욕을 자극하는 'AgRP 뉴런'의 활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쥐가 스스로 음식 섭취를 줄이도록 유도했다.
반면 유전적 조작으로 일차 섬모를 없앤 쥐는 부티르산을 아무리 투여해도 대사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부티르산이 대사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뇌 속 일차 섬모라는 '수신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장내 환경이 뇌의 물리적 구조를 바꾸고, 이것이 다시 전신의 에너지 균형을 맞추는 정교한 '장-뇌 축' 시스템의 실체가 확인된 것이다.

김기우 교수는 “시상하부 신경세포의 일차 섬모가 대사 질환 조절의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 연구진이 주도하여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하며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연구팀은 향후 이 기전을 활용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효과적인 비만 및 당뇨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송소라 기자
press@healthinnews.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