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며칠 전 만난 사람 이름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고, 방금 하려던 말을 잊어 멈칫하는 일이 잦아졌다면 그저 나이 탓으로만 넘기기 어렵다. 뇌도 혈관과 함께 늙는다. 뇌로 가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기억력이 떨어지고 뇌졸중과 혈관성 치매 위험이 함께 커진다. 중앙치매센터는 2022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가량이 치매를 앓는 것으로 추정했다. 약해진 뇌를 되돌리기는 어렵지만 매일의 식탁으로 뇌혈관이 늙는 속도를 늦추는 것은 가능하다.

미국 러시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이른바 마인드 식단은 채소와 베리류, 통곡물, 생선, 견과류를 강조하는 식사법으로, 이 식단을 충실히 따른 사람의 인지 기능 저하가 더디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아래 일곱 가지는 그 뼈대를 이루는 음식들이다.

마인드 식단은 채소와 베리류, 통곡물, 생선, 견과류를 강조하는 식사법으로, 이 식단을 충실히 따른 사람의 인지 기능 저하가 더디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마인드 식단은 채소와 베리류, 통곡물, 생선, 견과류를 강조하는 식사법으로, 이 식단을 충실히 따른 사람의 인지 기능 저하가 더디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등푸른 생선

고등어, 삼치, 연어 같은 등푸른 생선에는 오메가3 지방산인 디에이치에이가 풍부하다. 디에이치에이는 뇌세포막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으로, 신경세포 사이 신호 전달을 돕고 혈관 염증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일주일에 한두 번 구이나 조림으로 올리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 블루베리·딸기 같은 베리류

진한 색 베리에 든 안토시아닌은 항산화 작용이 강한 색소 성분이다. 뇌에 쌓이는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혈류를 개선해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 기능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가 있다. 냉동 베리를 요구르트에 곁들이면 사철 챙기기 쉽다.

◇ 호두·아몬드 등 견과류

견과류에는 불포화지방과 비타민E가 함께 들어 있다. 비타민E는 신경세포를 산화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해, 꾸준히 섭취한 사람의 인지 저하 속도가 느렸다는 보고가 있다. 특히 호두는 식물성 오메가3인 알파리놀렌산이 많아 하루 한 줌이 권장된다.

◇ 진한 초록색 잎채소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 같은 초록색 채소에는 엽산과 비타민K, 루테인이 들어 있다. 엽산은 혈관을 상하게 하는 아미노산인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낮춰 뇌졸중 위험을 줄이는 쪽으로 작용한다. 잎채소를 자주 먹은 노인의 뇌 나이가 더 젊게 유지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 귀리·현미 같은 통곡물

정제하지 않은 통곡물은 혈당을 천천히 올려 혈관에 가는 부담을 줄인다. 급격한 혈당 변동은 뇌혈관을 상하게 하고 인지 기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흰쌀밥 대신 잡곡밥, 흰빵 대신 통밀빵으로 바꾸는 작은 습관이 쌓인다.

◇ 콩·두부

콩과 두부에 든 레시틴은 기억과 학습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재료가 되는 성분이다. 식물성 단백질과 함께 뇌 혈관 건강에 이로운 이소플라본을 공급해, 폐경 이후 혈관이 약해지기 쉬운 중년 여성에게 특히 권할 만하다.

◇ 커피·녹차

커피와 녹차에 든 폴리페놀과 카페인은 뇌를 각성시키고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루 두세 잔의 커피를 마신 사람에서 인지 저하 위험이 낮았다는 연구가 있다. 다만 늦은 오후 카페인은 수면을 방해해 오히려 기억력에 해가 될 수 있어 이른 시간에 마시는 편이 낫다.

◇ 음식만큼 중요한 건 혈압·혈당 관리

아무리 좋은 음식을 챙겨도 고혈압과 당뇨, 흡연을 방치하면 뇌혈관은 빠르게 상한다. 짜게 먹는 습관과 과음은 줄이고,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으로 뇌로 가는 혈류를 유지하는 것이 식단 못지않게 중요하다. 건망증이 부쩍 심해지고 방향 감각이나 판단력까지 흔들린다면 단순 노화가 아닐 수 있어 신경과 진료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오하은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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