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역적 확장성 심근병증은 심장의 펌프 역할을 하는 심실의 근육이 얇아지면서 풍선처럼 늘어나고, 수축력이 영구적으로 떨어지는 질환이다. 발병 원인은 매우 다양해 유전적 요인, 바이러스 감염, 장기간의 과도한 음주, 자가면역질환 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인 경우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정유진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확장성 심근병증은 특정 원인 하나로 발생하기보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족력이 있거나 심장질환 위험인자를 가진 경우 정기적인 검진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피로감 정도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질환이 진행되면 운동 시 호흡곤란, 전신 피로감, 두근거림, 어지럼증, 하지 부종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심장 기능이 더욱 저하될 경우에는 누워 있을 때 숨이 차거나 밤중에 갑자기 호흡곤란이 발생하기도 한다. 심장의 전기 신호 전달 체계에 이상이 생기면서 부정맥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실신이 첫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확장성 심근병증 진단에는 심장초음파 검사가 가장 중요하다. 심장초음파로 심장의 크기와 수축 기능을 평가할 수 있으며, 심실 확장 여부와 심박출률 감소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심전도, 흉부 X선 검사, 혈액검사, 심장 MRI 등을 시행해 질환의 원인과 진행 정도를 평가한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유전자 검사를 고려하기도 한다. 조기에 발견할수록 심부전 진행을 늦추고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어 증상이 의심될 경우 검사를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비가역적 확장성 심근병증은 손상된 심장 근육을 완전히 회복시키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치료의 목표는 증상을 완화하고 심장 기능 저하를 늦추며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있다. 치료에는 심부전 약물치료가 기본이 되며, 필요에 따라 부정맥 치료, 삽입형 제세동기(ICD), 심장재동기화치료(CRT) 등을 시행한다. 질환이 매우 진행된 경우에는 심장이식이 고려되기도 한다.

정유진 교수는 "최근 심부전 치료제의 발전으로 확장성 심근병증 환자의 예후가 과거보다 크게 향상됐다"며 "조기에 진단하고 꾸준히 치료를 받는다면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장기간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비가역적 확장성 심근병증은 단기간에 약을 먹고 완치되는 병이 아니라,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평생을 다스리며 함께 살아가는 만성 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 확실한 금주와 금연, 염분 섭취를 제한하는 건강한 식습관, 의료진과 상의된 적절한 강도의 가벼운 유산소 운동은 약물 치료만큼이나 필수적이다. 꾸준한 자기 관리를 실천한다면 가족과 함께 소중한 일상을 유지해나갈 수 있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송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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