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외이도염이 뭐길래
외이도는 귀 입구에서 고막까지 이어지는 좁은 통로다. 이곳에 세균이나 곰팡이가 감염돼 염증이 생기는 것이 외이도염이다. 평소 외이도는 약산성을 띠고 귀지가 방어막 역할을 해 웬만한 균은 버텨 낸다. 그런데 물이 자주 들어가 속이 축축하게 젖으면 이 방어막이 무너지고 그 틈을 타 균이 자리를 잡는다. 여름에 환자가 몰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왜 하필 물놀이 뒤에 생길까
문제는 물 자체보다 물이 들어간 뒤의 행동인 경우가 많다. 물놀이로 눅눅해진 외이도를 면봉이나 손톱으로 후비면 얇은 피부에 미세한 상처가 난다. 여기에 물속에 있던 녹농균이나 포도상구균 같은 세균이 파고들면서 염증이 시작된다. 답답하다고 귀를 후비는 습관이 오히려 균이 들어올 문을 열어 주는 셈이다. 이어폰을 오래 꽂거나 렌즈를 낀 채 물에 들어가는 것처럼 외이도를 습하고 막힌 상태로 두는 것도 균이 좋아하는 환경을 만든다.
◇ 처음엔 가렵다가 심해지는 통증
외이도염은 대개 정해진 순서로 나빠진다. 처음에는 귀가 간질간질 가렵고 뭔가 꽉 찬 듯 먹먹한 느낌만 든다. 이 단계에서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계속 귀를 만지면 통증이 뚜렷해진다. 귓바퀴를 잡아당기거나 귀 앞쪽을 눌렀을 때 아프면 외이도염을 강하게 의심할 수 있다. 더 진행되면 노랗거나 진물 같은 고름이 나오고 귀가 부어 소리가 잘 안 들리기도 한다. 중이염이 고막 안쪽에서 생겨 감기 뒤에 잘 오는 것과 달리, 외이도염은 고막 바깥 통로에서 생기고 귀를 건드릴 때 아픈 것이 특징이다.
◇ 물기만 닦는 것이 최선
예방의 핵심은 귀를 억지로 말리려 들지 않는 것이다. 물놀이 뒤에는 수건으로 귀 바깥쪽 물기만 가볍게 닦고 고개를 기울여 물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게 두면 된다. 드라이어를 쓸 때는 뜨거운 바람을 바로 대지 말고 찬바람으로 충분히 거리를 두고 말린다. 가렵더라도 면봉을 깊숙이 넣거나 손가락으로 후비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귀지는 억지로 파낼수록 방어막이 사라져 오히려 감염에 취약해진다. 물놀이를 자주 한다면 귀마개를 착용해 애초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막는 것도 방법이다.
◇ 이럴 땐 참지 말고 병원으로
가려움과 먹먹함이 하루 이틀 지나도 가라앉지 않거나 통증과 고름이 생겼다면 이비인후과를 찾는 것이 낫다. 외이도염은 초기에 항생제나 소독 치료로 대개 잘 낫지만, 방치하면 염증이 넓게 번지고 만성으로 굳어 여름마다 반복될 수 있다. 당뇨가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드물게 염증이 뼈까지 파고드는 심한 형태로 진행할 수 있어 더욱 서둘러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오하은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오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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