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하루 만보를 채우지 못하더라도 걷는 속도를 높이면 조기 사망 위험이 큰 폭으로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시드니대 이매뉴얼 스타마타키스 교수팀이 영국 스포츠의학저널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영국 바이오뱅크에 참여한 성인 10만 3,684명을 약 8년간 추적 관찰한 정식 논문이다.

걷기는 특별한 장비 없이 실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걸음 수뿐 아니라 걷는 속도 역시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걷기는 특별한 장비 없이 실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걸음 수뿐 아니라 걷는 속도 역시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손목 가속도계로 8년간 추적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5년 사이 참가자들에게 일주일간 손목 가속도계를 착용하게 해 하루 걸음 수와 걷는 속도를 함께 측정했다. 이후 약 8년에 걸쳐 참가자들의 사망 여부를 추적한 결과, 단순히 많이 걷는 것 못지않게 얼마나 빠르게 걷는지가 사망 위험과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 하루 5,000보 못 채워도 '빠르게'만 걸으면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하루 걸음 수가 5000보에 못 미치는 사람들의 결과다. 이 그룹에서 분당 80보의 속도로 걸은 경우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28%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고, 분당 90보로 걸은 경우에는 위험이 36%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 걸음 수 자체는 적더라도 걷는 동안의 강도를 높이는 것만으로 상당한 차이가 났다는 의미다.

◇ 사망 위험 가장 낮은 조합 '하루 7,500~1만보 + 분당 100보'

전체 참가자를 놓고 봤을 때 사망 위험이 가장 낮게 나타난 조합은 하루 7500보에서 1만보를 걸으면서 분당 약 100보의 속도를 유지한 경우였다. 연구팀은 걸음 수와 걷는 강도를 다양하게 조합했을 때 조기 사망 예방 효과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인 만큼 걷는 속도가 사망 위험을 직접 낮췄다고 단정하기보다는, 빠르게 걷는 사람일수록 전반적인 심폐 체력이나 건강 상태가 더 좋았을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 만보 부담 대신 '속도'에 집중해보는 것도 방법

그동안 건강한 걷기의 기준으로 하루 만보가 널리 알려져 왔지만, 이번 연구는 걸음 수를 채우기 어려운 사람이라도 걷는 속도를 조금만 높이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평소 만보 채우기가 부담스러웠다면 짧은 시간이라도 숨이 살짝 찰 정도로 빠르게 걷는 구간을 만들어보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오하은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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