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과 러시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낮잠 시간이 길고 횟수가 잦을수록, 특히 오전에 낮잠을 자는 습관이 있을수록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잠은 흔히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는 습관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고령층에서는 낮잠의 길이와 시간대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낮잠은 흔히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는 습관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고령층에서는 낮잠의 길이와 시간대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웨어러블 기기'로 측정한 결과

연구팀은 56세 이상 성인 1,338명을 대상으로 손목에 착용하는 기기를 이용해 실제 낮잠 습관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이후 최장 19년(평균 8.3년)에 걸쳐 이들의 건강 상태를 추적했다. 설문에 의존하지 않고 기기로 직접 수면 패턴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보다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 낮잠 1시간 늘 때마다...사망 위험 13%씩 증가

분석 결과 낮잠 시간이 하루 1시간 늘어날 때마다 전체 사망 위험은 약 13%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잠 횟수가 하루 1회 늘어날 때마다도 사망 위험이 약 7%씩 증가했다. 특히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사이에 낮잠을 자는 경우가 오후에 낮잠을 자는 경우보다 사망 위험이 약 30% 더 높게 나타났는데, 연구팀은 이 차이를 나이로 환산하면 2.5세 더 늙은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만성질환의 신호일 수도

연구팀은 이 결과를 두고 낮잠 자체가 수명을 줄이는 원인이라고 단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길고 잦은 낮잠, 특히 오전에 몰리는 낮잠은 몸속 생체리듬이 흐트러졌거나 아직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만성질환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관찰 연구인 만큼 낮잠과 사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줄 뿐,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밝혔다.

◇ 부모님의 긴 낮잠, 괜찮을까?

이번 연구 대상이 56세 이상이라는 점에서, 이 소식을 부모님 걱정으로 이어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부모님이 낮잠을 잔다고 무작정 말릴 필요는 없다. 관건은 낮잠 자체가 아니라 평소와 달라진 패턴이다.

예전에는 20~30분 정도 잠깐 졸던 분이 최근 들어 1시간 넘게 자거나, 점심을 먹기도 전인 오전부터 꾸벅꾸벅 조는 일이 잦아졌다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 입맛이 없어졌다거나 기운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하고 밤잠까지 설친다면,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갑상선 기능 저하나 우울감, 만성질환 등 다른 원인이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 낮잠 습관, 이렇게 바꿔보자

이 연구 결과를 국내 상황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낮잠 습관을 스스로 점검해볼 계기는 될 수 있다. 낮잠은 20~30분 이내로 짧게, 이른 오후 시간대에 자는 것이 야간 수면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피로 회복 효과를 얻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반대로 밤잠을 충분히 자는데도 낮잠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오전부터 조는 일이 잦아졌다면, 단순한 습관 변화로 넘기기보다 수면의 질이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함께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오하은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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