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패혈증은 감염이 온몸으로 번지면서 과도한 염증 반응을 일으켜 장기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중한 질환으로, 진단과 치료가 몇 시간만 늦어져도 사망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는 오래전부터 패혈증을 더 빨리 알아내는 방법을 찾아왔고,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예측 도구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인공지능은 얼마나 정확하게 패혈증을 가려낼 수 있을까. 호주와 영국 연구진이 함께 진행한 대규모 메타분석이 이 질문에 답을 내놓았다.

패혈증은 체내에 침투한 미생물 감염에 대해 면역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전신에 치명적인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과정에서 주요 장기 손상이 급격히 진행되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중증 패혈증이나 쇼크로 이어져 생명이 위급해질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패혈증은 체내에 침투한 미생물 감염에 대해 면역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전신에 치명적인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과정에서 주요 장기 손상이 급격히 진행되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중증 패혈증이나 쇼크로 이어져 생명이 위급해질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700만 건 넘는 진료 기록 들여다본 국제 공동연구

멜버른의 알프레드케어그룹 감염내과와 모나시대학교,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열대의학·국제보건센터 연구진은 인공지능 기반 패혈증 예측 도구를 다룬 연구 53편을 모아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을 진행했다. 분석에 포함된 환자 진료 사례는 700만 건이 넘는다. 이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엔피제이 디지털메디슨 2026년 8월31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공지능 예측 도구는 환자와 비환자를 구별하는 정확도를 나타내는 지표에서 평균 0.88점을 기록했다. 이 지표는 1점 만점이며 1에 가까울수록 예측이 정확하다는 뜻이다. 실제 패혈증 환자를 환자로 정확히 찾아내는 비율인 민감도는 77.2%, 정상 환자를 정상으로 걸러내는 비율인 특이도는 84.7%로 나타났다. 기존에 병원에서 써온 예측 도구들과 비교하면 평균적으로 더 높은 점수였다.

◇ 정확도는 높지만 '경보 피로' 우려도

수치만 보면 인공지능이 패혈증을 상당히 잘 가려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연구팀은 또 다른 지표에 주목했다.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 중 실제로 패혈증인 경우의 비율을 뜻하는 양성예측도는 34.2%에 그쳤다. 패혈증 자체가 입원 환자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 보니, 아무리 정확도가 높은 도구라도 양성으로 분류된 환자 세 명 중 두 명은 실제로는 패혈증이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런 특성이 의료진에게 반복적으로 경고를 울리는 이른바 경보 피로로 이어질 위험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 AI, 병상 옆에 세우기는 아직 이르다

연구팀은 결론에서 인공지능 모델들이 평균적으로 높은 판별 성능을 보이기는 하지만, 이 도구를 실제로 사용했을 때 환자의 치료 결과가 개선되는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에 포함된 논문들 사이의 결과 편차가 크고 상당수 연구에서 편향 위험이 확인된 점도 임상 현장 적용의 걸림돌로 꼽았다. 연구팀은 인공지능 예측 도구가 폭넓게 도입되기 전에 표준화된 검증과 실제 병원 환경에서의 전향적 임상시험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혈증 예측 인공지능은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병상 옆에 세우기까지는 아직 검증할 과제가 남아 있는 셈이다.

오하은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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