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팀과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김종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쥐 태아 피부의 세포 분화 과정을 단일 세포 수준에서 정밀 추적해 '피부 발달 지도'를 구축하고, 이를 사람 태아 피부 자료와 비교 분석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기존 연구가 유전자 발현 확인에 그쳤다면, 이번 연구는 유전자가 실제로 작동하도록 DNA 구조가 열리는 '염색질 접근성'까지 분석한 '다중 오믹스' 기법을 활용했다. 피부 세포 분화가 결정되는 쥐 임신 13.5일차부터 생후 4일차까지를 포괄적으로 분석했다.

핵심 성과는 탈모 치료의 열쇠로 꼽히는 입모근(털세움근)의 기원 세포를 처음 확인한 것이다. 입모근은 모낭에 붙어 잠든 모발 줄기세포를 깨우는 역할을 한다. 탈모 환자에서 모발이 다시 자랄 수 있는지 여부는 이 근육이 얼마나 보존돼 있는지에 크게 달려 있다. 연구팀은 피부 상층부에 있는 '상부 섬유아세포'가 입모근의 잠재적 전구 세포임을 규명했다. 이 세포 안에서 상위 유전자 Mef2c가 활성화되면 하위 유전자 Myocd가 연쇄적으로 촉진되며 입모근으로 분화한다는 기전도 입증했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쥐와 사람의 피부 발달 궤적을 대조했다. 그 결과 두 종의 발달 시계가 밀접하게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입모근이 본격 형성되는 갓 태어난 쥐(생후 0~2일차)의 피부는 임신 17주차 사람 태아 피부와 세포 성숙도 측면에서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사람 태아 피부에서도 쥐와 동일한 'MEF2C 발현 상부 섬유아세포'군이 발견됐다.
이 발견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쥐의 상부 섬유아세포가 생후 2일차 무렵 성숙하면서 재생 능력을 잃는다는 사실을 이미 밝혔다. 세포가 입모근 등 고유한 역할을 위해 고도로 분화될수록, 초기 태아 시절 흉터 없이 상처를 복구하던 유연한 재생 잠재력은 역설적으로 사라진다. 두 종의 발달 시계가 일치한다는 이번 결과는 사람에서도 임신 17주차를 전후로 재생 능력이 달라지기 시작할 수 있다는 단서를 제공한다. 탈모와 흉터 극복의 해답을 찾으려면 재생 능력이 온전히 보존된 '임신 17주 이전' 초기 태아 피부에 주목해야 한다는 방향성이다.
권오상 교수는 "이번에 구축된 종 간 피부 발달 지도는 온전한 모낭 재생과 흉터 없는 상처 치유 등 재생 의학을 사람에게 직접 적용하는 탄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과제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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