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술을 안 마셔도 생기는 지방간
지방간은 간세포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인 상태를 말한다. 대한간학회는 2025년 진료 가이드라인에서 기존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이라는 이름을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으로 바꿨다. 비만, 인슐린 저항성,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같은 대사 이상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판단에서다. 국내 유병률은 성인의 약 3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복부비만도 여기에 얽혀 있다. 대한비만학회 기준으로 허리둘레가 남성 90㎝, 여성 85㎝를 넘으면 복부비만으로 본다. 배에 쌓인 내장지방에서 빠져나온 지방산은 혈관을 타고 곧바로 간으로 흘러 들어간다. 지방간과 뱃살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이유다.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은 체중의 7% 이상 감량이 지방간염 진행을 막는 데 필요하다고 본다. 아래 식품들은 간 지방과 뱃살을 한 번에 잡는다.
◇ 커피, 하루 석 잔부터 달라진다
11개 역학연구를 묶은 메타분석에서 하루 3잔 이상 마시는 집단은 2잔 미만 집단보다 지방간 위험이 낮았다. 이미 지방간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에서는 커피를 마시는 쪽의 간 섬유화 위험이 약 35% 낮게 나왔다. 디카페인 커피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는데, 카페인보다 클로로겐산 같은 폴리페놀 성분이 역할을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설탕과 시럽, 크림을 넣은 커피는 이야기가 다르다. 액상과당은 간이 지방으로 바꿔 저장하는 대표적인 재료다.
◇ 귀리와 보리
귀리와 보리에 든 베타글루칸은 물에 녹는 식이섬유다. 장에서 젤 형태로 변해 콜레스테롤 흡수를 붙잡아 둔다. 하루 3g 정도를 꾸준히 먹으면 총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이 유의하게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귀리 40g에 베타글루칸이 약 2g 들어 있어 밥 지을 때 쌀의 3분의 1 정도를 보리나 귀리로 섞는 선에서 시작하면 포만감이 오래 가고 식후 혈당도 덜 튄다.
◇ 고등어와 연어
등푸른 생선의 오메가3 지방산은 간에 쌓인 중성지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주 2회, 한 번에 한 토막 정도가 현실적인 목표다. 생선을 자주 먹기 어렵다면 들깨나 아마씨 같은 식물성 급원도 있지만, 몸 안에서 쓸 수 있는 형태로 전환되는 효율은 생선보다 떨어진다.
◇ 두부와 콩
지방간이 있다고 단백질을 줄이면 오히려 근육이 먼저 빠진다. 근육이 줄면 혈당을 처리할 곳이 없어져 인슐린 저항성이 나빠진다. 삼겹살이나 소고기 구이 자리에 두부와 콩, 렌틸콩을 섞어 넣는 방식이 낫다. 포만감이 오래 가 야식으로 넘어갈 확률도 줄어든다.
◇ 녹차
카테킨 함량을 높인 녹차를 지방간 환자에게 투여한 무작위 대조 시험에서 간 기능 수치와 지방 침착이 개선됐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주의할 지점이 있다. 같은 성분이라도 고용량 녹차 추출물 보충제에서는 간 손상 사례가 보고돼 왔다. 하루 두세 잔 차로 마시는 쪽이 안전하다.
◇ 견과류
아몬드와 호두 같은 견과류의 불포화지방은 혈중 지질 개선과 연결된다. 하루 25g, 손바닥에 한 줌 정도가 기준선이다. 봉지째 놓고 먹으면 되려 뱃살이 생기기 쉽다.
◇ 무엇을 더 먹을지보다 먼저인 것
술을 끊은 뒤 갈증이 날 때마다 탄산음료나 과일주스로 바꾼 경우도 많다. 액상과당은 간에서 곧바로 지방으로 전환되는 경로를 타기 때문에 금주로 얻은 효과를 그대로 상쇄한다. 새로운 음식을 추가하기 전에 단 음료를 끊는 것이 먼저인 이유다. 여기에 하루 30분 이상 빠르게 걷기를 더하면 체중이 크게 줄지 않아도 간 지방이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다.
오하은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오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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