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아이의 가슴이 봉긋해지거나 고환이 커지는 변화가 보이면, 부모는 이것이 성조숙증인지 아니면 자연스러운 사춘기의 시작인지 궁금해진다.

그런데 실제 병원에서는 이런 겉모습만으로 성조숙증을 판단하지 않는다.호르몬 검사와 뼈 나이 검사, 두 가지를 통해 사춘기가 실제로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를 가늠한다.

성조숙증 여부는 눈에 보이는 신체 변화만으로 단정하지 않고, 호르몬 검사와 뼈 나이 검사 등 여러 지표를 함께 살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사진=GDH AI Design Team>
성조숙증 여부는 눈에 보이는 신체 변화만으로 단정하지 않고, 호르몬 검사와 뼈 나이 검사 등 여러 지표를 함께 살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사진=GDH AI Design Team>

◇ 사춘기 변화에는 순서가 있다

사춘기는 몸에서 갑자기 여러 변화가 한꺼번에 나타나는 과정이 아니라 정해진 순서를 따라 진행된다.

여아는 시상하부와 뇌하수체가 활성화되면서 난소에서 여성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고, 그 결과로 유방 발달이 가장 먼저 나타난 뒤 음모 발달과 함께 키 성장이 빨라지고 여드름이 생기는 순서를 거친다. 남아는 이와 달리 고환 크기가 커지는 것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변화다. 이후 남성호르몬 분비가 늘면서 음모 발달과 성장 가속, 여드름이 뒤따른다.

이 순서에서 크게 벗어나거나, 순서 자체는 맞더라도 시작 시점이 여아는 만 8세, 남아는 만 9세보다 이르면 성조숙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 눈에 보이기 전, 혈액검사로 먼저 확인한다

신체 변화가 애매하게 느껴질 때 병원에서 먼저 시행하는 검사 중 하나가 성선자극호르몬 자극검사다. 이 검사는 뇌하수체를 자극하는 약물을 투여한 뒤 15~30분 간격으로 두 시간 동안 혈액 속 황체형성호르몬과 난포자극호르몬 농도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때 황체형성호르몬 최고 농도가 일정 기준 이상으로 올라가면 사춘기를 여는 호르몬 축이 이미 활성화된 상태로 판단한다. 겉으로 드러난 신체 변화가 크지 않아도 이 검사에서 호르몬 축의 활성화가 확인되면 성조숙증 진단에 무게가 실린다.

◇ 왼손 사진 한 장으로 보는 뼈 나이

또 하나의 핵심 검사는 뼈 나이 검사다. 오른손잡이 여부와 관계없이 통상 왼쪽 손과 손목을 방사선으로 촬영해 손뼈의 성숙 정도를 실제 나이와 비교하는 방식이다. 그룰리히-파일법으로 불리는 이 평가법은 오래전부터 쓰여온 표준화된 방법으로 아이의 뼈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상당히 앞서 있다면 사춘기 호르몬의 영향을 이미 받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필요한 경우 뇌 자기공명영상이나 복부 초음파, 갑상선 기능 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해 원인을 함께 살핀다.

◇ 성호르몬이 사춘기를 열고, 성장판을 닫는다

이런 검사들을 통해 성조숙증 여부를 가리는 이유는 결국 최종 키와 맞닿아 있다. 사춘기가 시작되면 성호르몬 분비가 늘면서 뼈의 길이 성장을 담당하는 성장판의 말랑한 연골 조직이 점차 단단한 뼈로 바뀐다.

이 과정이 끝나 성장판이 완전히 닫히면 키 성장도 멈추는데, 일반적으로 여아는 중학교 2~3학년, 남아는 고등학교 1~2학년 무렵 닫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조숙증이 있으면 이 시계가 또래보다 앞당겨져 돌아가면서, 초반에는 또래보다 크게 자라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성장판이 예정보다 일찍 닫혀 최종 키는 오히려 작아질 수 있다.

◇ 검사 결과는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호르몬 수치나 뼈 나이 중 한 가지 지표만으로 성조숙증을 단정 짓지는 않는다. 신체 변화가 나타난 순서와 속도, 호르몬 검사 결과, 뼈 나이, 필요하면 영상검사까지 여러 자료를 함께 놓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아이의 신체 변화가 또래보다 빠르게 느껴진다고 해서 바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기보다는 정기적으로 성장 속도를 관찰하다가 변화가 뚜렷해지는 시점에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다.

박미소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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