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헬스장이나 러닝크루에서 "근육통이 심할수록 운동이 잘 된 것"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하지만 이 통념을 곧이곧대로 믿고 무리하게 밀어붙이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선선해진 날씨에 크로스핏이나 마라톤처럼 강도 높은 운동을 새로 시작하는 사람이 늘면서, 단순 근육통이 아닌 횡문근융해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례도 함께 늘고 있어서다.

무리한 운동은 단순한 근육통이 아니라 근육세포 자체가 손상되는 횡문근융해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무리한 운동은 단순한 근육통이 아니라 근육세포 자체가 손상되는 횡문근융해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근육통=운동 효과"라는 통념부터 짚어야

지연성 근육통은 근육에 미세한 손상이 생긴 것으로, 대개 며칠 안에 저절로 가라앉는다. 문제는 이 통증이 심할수록 좋은 신호라고 여기는 인식이다. 횡문근융해증은 근육세포 자체가 파괴되면서 미오글로빈 같은 세포 속 성분이 혈액으로 빠져나오는 훨씬 심각한 질환으로, 지연성 근육통과는 차원이 다르다.

◇ 20~30대에서 특히 늘고 있다는 게 임상 현장의 목소리

유미정 이대목동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최근 크로스핏, 마라톤 등 고강도 운동을 새로 시작하거나 운동량을 갑자기 늘린 뒤 횡문근융해증으로 내원하는 20~30대 젊은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단기간에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자신의 체력 수준을 넘어서는 강도로 운동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SNS에 운동 인증을 남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무리한 목표치를 세우고 밀어붙이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 체크포인트는 근육통이 아니라 '소변 색'

허벅지, 종아리, 허리, 어깨처럼 큰 근육이 참기 힘들 정도로 아프거나 붓고,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근력 저하가 동반된다면 일단 의심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확실한 신호는 소변 색이다. 손상된 근육에서 나온 미오글로빈이 신장을 거쳐 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소변이 콜라색이나 짙은 갈색으로 변하는데, 이 신호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방치하면 미오글로빈이 신장에 부담을 줘 급성신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 더운 날씨·탈수 겹치면 위험은 배가된다

평소 운동량이 적던 사람이 갑자기 강도를 크게 높이는 경우 외에도, 더운 환경에서 장시간 운동하거나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아 탈수 상태가 되면 위험이 한층 커질 수 있다. 크로스핏, 스피닝, 인터벌 트레이닝처럼 짧은 시간에 근육을 반복적으로 강하게 쓰는 운동도 무리하게 하면 마찬가지다.

◇ 강도는 계단식으로, 몸 상태 체크는 매번

가을철 운동을 새로 시작하거나 오랜만에 재개한다면, 첫 주부터 목표치를 다 채우려 하기보다 체력에 맞춰 강도와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는 편이 안전하다. 야외에서 오래 운동할 때는 그날 날씨와 컨디션을 함께 살피고, 중간중간 물을 챙겨 마셔 탈수를 예방해야 한다.

운동 후 평소와 달리 참기 힘든 근육통이나 부종이 오래가거나, 팔다리에 힘이 잘 안 들어가거나, 소변이 붉은색·갈색·콜라색으로 변하거나,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면 운동을 즉시 중단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유미정 교수는 "횡문근융해증은 대부분 수액 치료로 호전되지만, 일부 중증 환자는 급성신손상으로 진행해 투석 치료가 필요할 수 있는 만큼, 심한 근육통이나 콜라색 소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에 진단하고 신속하게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미정 이대목동병원 신장내과 교수
유미정 이대목동병원 신장내과 교수


오하은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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