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백내장과 녹내장은 생기는 원리와 진행 속도, 치료로 되돌릴 수 있는지 여부는 전혀 다른 질환이다. 어느 쪽이냐에 따라 받아들여야 할 치료 계획도 완전히 달라진다는 뜻이다. 더 까다로운 점은 두 질환이 서로 맞물려 있다는 사실이다.
백내장을 오래 내버려두면 수정체가 부풀면서 안압을 밀어 올리고, 그 여파로 녹내장까지 함께 떠안을 수 있다.

◇ 생기는 이유부터 완전히 다르다
백내장은 눈 속 수정체를 이루는 단백질이 노화나 당뇨병, 자외선 노출,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 등으로 혼탁해지면서 나타난다. 녹내장은 다르다. 눈 속을 채우는 방수가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안압이 오르고, 그 압력이 시신경을 서서히 갉아먹으면서 생긴다. 임상 현장에서 특히 강조하는 지점은 안압 수치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내 녹내장 환자의 70% 이상은 오히려 안압이 정상 범위인데도 시신경이 손상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안압이 괜찮다고 녹내장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 몸이 보내는 증상도 제각각이다
백내장이 있으면 사물이 안개가 낀 듯 뿌옇게 보이고 빛 번짐과 눈부심이 서서히 심해진다. 한쪽 눈만으로 봐도 물체가 두 개로 겹쳐 보이는 경우도 많다.
녹내장은 초기에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는 게 더 까다롭다. 시야 가장자리부터 조금씩 좁아지다가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시력 저하를 체감하는 환자가 많아서, 임상에서는 녹내장을 '소리 없는 시야 도둑'이라고 부르곤 한다. 두통이나 눈 통증, 구토가 함께 찾아온다면 얘기가 다르다. 안압이 급격히 치솟았다는 신호일 수 있는 만큼 미루지 말고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 치료로 되돌릴 수 있을까?
백내장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로 바꿔 넣는 수술로 사실상 완치에 가까운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3년 주요수술 통계연보를 보면 백내장 수술은 63만7000여 건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시행된 수술 1위였다.
녹내장은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되살릴 방법이 없다. 그래서 수술이나 약물 치료도 완치가 아니라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목표를 둔다. 평생 안압을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인 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로는 2023년 녹내장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약 119만명으로, 2019년 97만명보다 20%가량 늘었다.
눈이 뿌옇게 보이면서 안압 상승이나 두통까지 겹친다면, 백내장만 의심하기보다 녹내장 가능성도 함께 안과에서 확인해보는 편이 현명하다.
오하은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오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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