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 여성 환자 비중 높아, 초기 ‘72시간 골든타임’ 사수가 핵심

◇ 내 몸속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의 역습
대상포진은 새로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 앓았던 수두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수두가 완치된 후에도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고 우리 몸속 신경절에 조용히 숨어 지낸다. 그러다 노화, 스트레스, 과로 등으로 면역 체계가 약해지면 잠자던 바이러스가 다시 깨어나 신경을 타고 피부로 올라와 염증을 일으킨다. 이것이 바로 대상포진이다. 평소에는 문제가 없다가 몸이 가장 취약해진 순간을 노려 공격해오는 셈이다.
◇ 감기 몸살과 헷갈리기 쉬운 초기 신호
대상포진은 초기 증상이 감기나 근육통과 매우 비슷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처음에는 발열이나 오한, 전신 권태감이 나타나며 특정 부위가 저리거나 쑤신다. 이때까진 피부에 아무런 변화가 없어 다른 질환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며칠 뒤 신경을 따라 띠 모양의 붉은 발진과 물집이 나타나면 대상포진을 강력히 의심해야 한다. 특히 물집은 몸의 왼쪽이나 오른쪽 중 한쪽에만 국한되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 50대 이후 여성이 특히 취약한 이유
2023년 기준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통계에 따르면, 대상포진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74만8,654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여성은 45만7,820명, 남성은 29만834명으로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약 1.6배 많았다. 특히 폐경기를 거치며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50대 이상 여성 환자의 비중이 높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도한 다이어트나 불규칙한 생활 습관,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2030 젊은 층에서도 환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전 연령대의 주의가 필요하다. 젊다고 방심해서는 안 되는 질환인 것이다.
◇ 치료의 핵심은 '72시간 골든타임'
대상포진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다. 발진이 나타난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 복용을 시작해야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고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이 시기를 놓치면 피부 증상이 나은 뒤에도 칼로 베는 듯한 통증이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원인 모를 통증이 몸 한쪽에서 느껴진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 생활 속 면역 관리와 백신 접종이 최선의 예방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 특정 음식을 챙겨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이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제때 해소하며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면역력을 지키는 기본이다.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예방접종이다. 현재는 예방 효과가 90% 이상으로 보고된 재조합 백신이 권고되고 있다. 50세 이상이거나 면역력이 약한 성인이라면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백신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비책이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송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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