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삼성서울병원 AI연구센터가 보행, 음성, MRI·PET 뇌영상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멀티모달 AI를 개발했다. 서로 다른 검사 결과를 따로 보는 기존 방식과 달리, 다양한 생체 신호를 하나의 모델에서 종합적으로 처리해 초기 파킨슨병 진단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파킨슨병은 초기 증상이 미미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손 떨림, 보행 장애가 나타날 무렵에는 이미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사례가 흔하며, 진행성 핵상마비·다계통위축증 등 파킨슨플러스 증후군과 초기 감별은 더 어렵다. 연구팀은 사람이 쉽게 놓치는 미세한 패턴을 AI가 정밀하게 분석하도록 설계했다.

보행·음성·뇌영상을 통합 분석한 AI가 초기 파킨슨병과 유사 질환을 높은 정확도로 감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보행·음성·뇌영상을 통합 분석한 AI가 초기 파킨슨병과 유사 질환을 높은 정확도로 감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500명 임상 데이터로 초기·유사 질환 감별 검증


연구팀은 4년간 파킨슨병 363명, 진행성 핵상마비 67명, 다계통위축증 61명 등 약 500명의 데이터를 표준화해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보행 데이터 기반 낙상 위험 예측 모델, 음성 검사 기반 중증도 분류 AI, MRI 기반 뇌 구조 분석 모델을 각각 개발 후 연계했다.

임상 평가 결과, 음성 기반 중증도 분류 모델은 AUC 0.96, MRI 기반 질환 감별 모델은 0.91, 보행과 뇌영상을 결합한 낙상 예측 모델은 0.84를 기록했다. 여러 지표를 통합 분석할 때 진단 정확도가 크게 향상되며, 초기 단계 환자에서도 질환 감별 가능성을 확인했다.

◇진단 이유까지 제시... 설명 가능한 AI

이번 AI는 단순 진단 결과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보행 안정성, 뇌 구조 변화, 음성의 주파수·강도 특성 등 분석 근거를 함께 제시해 의료진이 AI 판단 과정을 이해하고 임상에 활용할 수 있다.

모델은 병원 내부망 전용 시스템에서 구동돼 데이터 외부 유출 없이 안전하게 분석되도록 설계됐다. 개인정보 보호와 연구 활용성을 동시에 고려한 접근이다.

(왼쪽부터) 양광모, 조진환, 정명진 삼성서울병원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왼쪽부터) 양광모, 조진환, 정명진 삼성서울병원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조진환 교수는 “조기 발견이 치료 전략과 예후를 바꾸는 파킨슨병에서, AI가 다양한 검사 결과를 빠르게 통합하면 맞춤형 관리와 치료 시점 결정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명진 교수는 “이번 기술을 치매 등 다른 신경계 질환으로 확대 적용하고, 다기관 협력을 통해 임상 적용 가능성을 추가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연구센터는 기존 논문과 특허를 기반으로 기술을 응급의학, 안과, 재활의학 등 여러 분야에도 활용 중이며, 향후 질환별 AI 모델 고도화와 실무 적용 검증을 단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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