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진 결과는 그날의 컨디션에 영향을 받는다. 수면 부족이나 긴장 상태는 혈압을 일시적으로 높이고, 탈수 상태에서는 단백뇨가 나타날 수 있다.
혈당도 전날 식사와 스트레스에 따라 달라진다. 오범조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한 번의 수치보다 이전 검사와 비교해 변화의 방향을 파악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같은 혈압 수치라도 예전부터 높았는지, 최근 갑자기 올라갔는지에 따라 임상적 의미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검진 결과지에 명시된 주요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은 고도비만, 혈압 120/80mmHg 초과는 정상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본다. 공복 혈당 126mg/dL 이상은 당뇨병 의심 기준이며, LDL 콜레스테롤은 130 이하를 목표로 한다. 혈색소는 빈혈, 혈청 크레아티닌과 요단백은 신장 기능을 반영하며, AST·ALT·GGT는 간 기능 지표다. 이 수치들은 절대 기준이 아니라 개인의 맥락 속에서 해석해야 하는 참고값이다.
국가건강검진 항목은 세 가지 기준을 충족한 것만 선별된다. 놓치면 위험한 질환인가, 발견 시 치료 효과가 확실한가, 반복 검사가 필요한가다. 고혈압·당뇨·빈혈·간질환이 포함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반면 췌장암은 발견이 어렵고 조기 치료 효과도 제한적이어서 전 국민 검진 항목으로 적합하지 않다. 부족한 검사가 아니라 가장 실용적인 항목만 모은 구조다.
암 검진에서 위내시경은 특히 중요하다. 한국은 국가검진으로 2년마다 위내시경을 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다. 위암의 조기 발견 비율이 높고 치료 성공률이 90% 이상으로 알려진 배경이다. 문제는 검사 자체가 아니라 미루는 습관이다. 전날 약속, 바쁜 일정을 이유로 검진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검진은 시간 날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시기에 반드시 받아야 한다.
가족력은 부모·형제자매·조부모 등 혈연 관계를 기준으로 한다. 직계 가족 2명 이상에서 같은 암이 발생했거나, 젊은 나이에 암이 생겼거나, 질환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라면 추가 검진을 고려할 수 있다.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고 본인에게 용종이 여러 개 발견됐다면 대장내시경 주기를 더 짧게 가져가는 것이 합리적이다.

1972년 발표된 연구에서 충분한 수면·아침 식사·간식 제한·적정 체중 유지·규칙적 운동·절주·금연 7가지 생활습관 중 6가지 이상을 실천한 그룹은 생존율이 유의하게 높았다. 유럽 장수 연구에서도 식이·운동·금주·금연이라는 단순한 원칙만으로 생존율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국의 평균 수명은 80세를 넘었지만, 건강수명과의 격차는 10년 이상이다. 오래 사는 것보다 아프지 않은 시간을 늘리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는 얘기다.
오 교수는 "검진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의 행동"이라며 "작은 생활 변화가 쌓일 때 암을 포함한 대부분의 질환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송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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