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항문 주변에 따끔거리는 불편감이나 휴지에 묻어나는 피를 단순 소화불량이나 치질로 오해해 병을 키우는 환자가 적지 않다. 소화기관의 종착지에 생기는 악성 종양인 항문암은 대장암과 세포 성상부터 달라 맞춤형 정밀 진단이 필수적이다. 전체 암 중 발병 비중은 낮지만 초기 단계에서는 별다른 징후를 보이지 않아 정기적인 외과 검진이 유일한 예방책으로 꼽힌다.

의학적으로 항문암은 세포의 형태에 따라 편평상피세포암, 선암, 악성 흑색종 등으로 분류된다. 이 중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이는 편평상피세포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특히 HPV 16형 바이러스가 세포 변성을 일으키는 핵심 인자로 알려져 있다. 면역 억제제를 복용 중이거나 만성적인 흡연자,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암이나 외음부암을 앓았던 이력이 있다면 발병률이 비례해 상승한다.

소화기관의 종착지에 생기는 악성 종양인 항문암은 대장암과 세포 성상부터 달라 맞춤형 정밀 진단이 필수적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소화기관의 종착지에 생기는 악성 종양인 항문암은 대장암과 세포 성상부터 달라 맞춤형 정밀 진단이 필수적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흔히 앓는 치질 자체가 암 조직으로 변하지는 않는다. 다만 항문관 안쪽과 바깥쪽 피부 사이에 길이 생겨 고름이 나오는 치루의 경우, 염증 상태가 수년간 지속되면 암을 유발하는 자극원이 될 수 있다. 질환이 진행되면 종양이 커지면서 대변의 통로를 막아 변이 가늘어지거나 배변 후에도 시원하지 않은 잔변감을 유발한다. 사타구니 주변의 림프절이 만져지는 단계라면 염증이 일정 수준 이상 전개되었다는 신호다.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만으로 치질과 암을 감별하기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내과 및 외과에서는 직장수지검사를 1차로 시행한 뒤, 대장내시경과 항문경을 통해 의심 병변의 조직을 채취하는 검사를 필수적으로 진행한다. 종양의 침범 깊이와 원격 전이 유무는 CT와 MRI, PET 등 정밀 영상 장비를 통해 입체적으로 평가한다.
치료 구도를 보면 항문암은 외과적 절제 수술보다 방사선과 항암제를 동시에 투여하는 비수술적 요법을 우선 고려한다. 항문은 배변 조절을 담당하는 괄약근이 밀집해 있어, 무조건적인 절제술을 시행할 경우 평생 인공항문(장루)을 차야 하는 삶의 질 저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화학요법과 방사선을 함께 쓰는 병용 치료는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사멸시키면서 환자의 신체 기능을 온전히 지키는 거점 치료로 정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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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벼리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 교수 <사진=순천향대서울병원 제공>

임벼리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 교수는 “항문암은 정밀 검사를 통해 조기에 확진할 경우 항문 구조를 보존하며 치료 성적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신체가 보내는 작은 신호를 방치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과 함께 금연을 유지해야 하며, 치료 후에는 손상된 점막의 회복을 위해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하고 좌욕을 생활화해 주변 위생을 청결히 관리해야 한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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