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치매 환자가 직면하는 위험은 신체적·정신적 질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지 능력이 떨어지면 보이스피싱 등 금융 사기의 표적이 되기 쉽고, 심지어 주변인이나 가족으로부터 경제적 학대를 당해도 스스로 재산을 지키기 어렵다. 의료적 돌봄을 넘어 치매 환자의 경제적 권리를 공공 체계가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파주시가 치매 어르신의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자립적인 노후를 보장하는 공공 자산 관리 시스템을 가동해 본격적인 선제 대응에 나섰다.

파주시 치매안심센터가 도입한 '치매안심 재산관리서비스'는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중앙치매센터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공 자산 관리 복지다. 치매 어르신이 사기 행각에 휘말려 전 재산을 잃는 사고를 방지하고, 본인 뜻에 따라 병원비나 요양비,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 대금을 투명하게 집행하도록 돕는 안전장치다.

파주시청 전경 <사진=파주시 제공>
파주시청 전경 <사진=파주시 제공>

이 제도는 철저한 맞춤형 위탁 방식으로 움직인다. 전문가 상담을 통해 환자의 자산 규모와 당장 필요한 비용을 분석한 뒤 개인별 지출 계획을 수립한다. 계약을 체결하면 재산 관리는 공적 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이 전적으로 맡아 집행을 대행한다. 공단은 위탁받은 자산이 오직 환자 본인의 요양과 생활을 위해서만 쓰이도록 주기적으로 사용처를 점검하고 체계적으로 감시한다.

지원 문턱도 대폭 낮췄다. 파주에 거주하는 치매 환자와 경도인지장애 진단자는 물론, 자산 탈취 등 경제적 학대 노출 우려가 있는 기초연금 수급권자가 주요 대상이다. 65세 미만에 발병한 조기 치매 환자도 지원 범주에 수용했다. 기초연금 수급 자격이 없는 일반 시민도 소정의 이용료를 내면 동일한 위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한상 파주보건소장은 치매 환자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의료적 처치 못지않게 자산 보호막을 형성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짚었다. 이 소장은 "환자의 재산이 엉뚱한 곳으로 유출되지 않고 본인의 치료와 돌봄, 안정적인 일상을 위해 온전히 쓰이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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