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정형외과 진료실에는 "넘어지거나 부딪힌 적이 없는데 왜 무릎이 아프냐"고 묻는 환자가 적지 않다. 특히 가을 들어 등산이나 성묘, 벌초 등으로 무릎을 평소보다 많이 쓴 뒤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어난다. 단순히 삐끗했거나 근육이 뭉친 것으로 여기고 파스만 붙이다 뒤늦게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보면, 무릎 안의 연골 조직인 반월판이 손상된 사례가 적지 않다.

무릎을 구성하는 연골 조직인 반월판은 나이가 들면서 약해지고, 젊은 층에서도 운동이나 일상 동작 중 손상될 수 있다. <사진=GDH AI Design Team>
무릎을 구성하는 연골 조직인 반월판은 나이가 들면서 약해지고, 젊은 층에서도 운동이나 일상 동작 중 손상될 수 있다. <사진=GDH AI Design Team>

◇ 외상 없이도 다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를 보면 2023년 진료 기준 반월판 손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6만7197명에 이른다. 주목할 점은 이 중 82%가 눈에 띄는 충격 없이 저강도의 일상 동작만으로 손상됐다는 사실이다. 방향을 갑자기 바꾸거나 쪼그려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처럼 평소 아무렇지 않게 하던 움직임만으로도 반월판이 찢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환자 본인도 '왜 다쳤는지 모르겠다'며 단순 염좌로 넘기는 경우가 많고, 결과적으로 진료가 늦어지는 경우로 이어지기 쉽다.

◇ '퍽' 소리와 무릎 잠김... 타박상과 다른 신호들

단순 타박상이나 근육통이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서서히 가라앉고 무릎을 움직이는 데 큰 제약이 남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반면 반월판연골파열을 겪은 환자들은 다치는 순간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무릎에 힘이 빠졌다거나, 이후 쪼그려 앉을 때 오금 부위가 당기고 뭔가 걸리는 느낌이 계속 남는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심하면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 않거나 굽혀지지 않는 '잠김' 증상까지 나타나는데, 이는 찢어진 연골 조각이 관절 사이에 끼어들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이런 증상이 며칠 넘게 이어진다면 자기공명영상 등 정밀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 왜 50·60대, 그중에서도 여성에게 많을까

연령대별로는 50·60대 환자가 전체의 48.6%를 차지해 절반에 가깝다. 특히 여성 환자는 40대 3962명에서 50대 9543명으로 2.4배 늘었고, 60대에서는 만명에 육박하는 1만759명으로 40대의 2.7배 수준까지 증가했다. 폐경기를 전후해 연골과 주변 조직이 약해지는 변화가 이런 증가 추세와 무관하검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10~30대에서는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두 배가량 많은데, 이 연령대는 운동이나 외상으로 인한 손상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즉 같은 반월판 손상이라도 젊은 층은 '다쳐서', 중년 이후는 '닳아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는 차이가 있는 셈이다.

가을철 성묘나 벌초, 장거리 이동 등으로 평소보다 무릎을 많이 쓴 뒤 통증이 눈에 띄게 심해졌다면, 찜질이나 파스로 며칠 더 버티기보다 정형외과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회복을 앞당기는 길이다.

오하은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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