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벌에 쏘였을 때 독침을 어떻게 빼내는지, 그리고 과거에 온몸에 번지는 알레르기 반응을 겪은 적이 있는지가 올가을 벌초와 성묘길의 안전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소방청이 지난 9월 21일 내놓은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벌에 쏘여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가 지난해보다 10%대 넘게 늘었기 때문이다.

벌초와 성묘, 가을 산행이 몰리는 시기와 벌의 활동이 가장 왕성해지는 시기가 겹치며 '벌 쏘임' 환자가 늘어났다. <사진=GDH AI Design Team>
벌초와 성묘, 가을 산행이 몰리는 시기와 벌의 활동이 가장 왕성해지는 시기가 겹치며 '벌 쏘임' 환자가 늘어났다. <사진=GDH AI Design Team>

◇ 벌 쏘임 이송환자 1년 새 445명 증가... 9월이 가장 위험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벌에 쏘여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는 4,07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34명보다 445명, 12.2% 늘었다. 벌집을 없애달라는 신고를 받고 소방대가 출동한 건수도 20만2,593건으로 지난해 16만4,875건보다 3만7,718건, 22.9% 증가했다.

최근 3년(2023~2025년) 월별 통계를 종합하면 9월에 벌에 쏘여 이송된 환자가 6,121명으로 한 해 전체의 29.2%를 차지해 연중 가장 많았다. 벌초와 성묘, 가을 산행이 몰리는 시기와 벌의 활동이 가장 왕성해지는 시기가 겹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벌에 쏘였을 때 응급처치, 알레르기 체질이라면 더 주의해야

벌에 쏘이면 먼저 피부에 박힌 독침을 신용카드 등 단단하고 납작한 물건으로 밀어내듯 제거하는 것이 좋다. 손으로 집어서 뽑으면 독낭이 눌려 오히려 독이 더 들어갈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침을 제거한 뒤에는 쏘인 부위를 얼음찜질해 통증과 부기를 가라앉히는 것이 서울아산병원이 안내하는 기본적인 처치법이다.

문제는 벌독에 대한 전신 알레르기 반응, 즉 아나필락시스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아나필락시스는 급격하게 전신적으로 나타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으로, 노출 후 몇 분에서 몇 시간 안에 전신 두드러기와 입술·혀·목젖 부종, 호흡곤란, 혈압 저하로 인한 어지럼증·실신, 복통·구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보이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환자를 눕혀 다리를 올린 상태로 기다려야 하며, 질병관리청은 에피네프린을 허벅지에 근육주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응급처치라고 설명한다.

서울대병원 건강정보에 따르면 벌에 쏘인 뒤 심한 반응을 보인 사람의 4분의 1 이상이 과거에도 벌에 쏘여 비슷한 증상을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병력이 다음에 벌에 쏘였을 때 얼마나 심한 반응이 나타날지 예측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과거 벌에 쏘인 뒤 두드러기나 호흡곤란 등 전신 반응을 겪은 적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자가주사용 에피네프린, 이른바 에피펜을 처방받아 평소에 휴대할 것을 권한다.

◇ 기본 안전수칙 지켜야... 예방이 우선

최용철 소방청장은 "추석을 맞아 벌초·성묘 등 야외활동뿐 아니라 명절 음식 준비로 화기를 사용하는 일도 많아지는 만큼 주변의 위험요인을 세심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벌집을 발견하면 무리하게 제거하지 말고, 음식물을 조리할 때는 자리를 비우지 않는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켜 안전한 추석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벌초나 성묘, 가을 산행에 나설 때는 검은색 등 어두운 계열의 옷 대신 밝은색의 긴소매 옷과 긴바지를 입어 피부 노출을 줄이고, 향수나 화장품처럼 향이 강한 제품은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벌집을 발견했을 때는 직접 건드리지 말고 자리를 피한 뒤 119에 신고해야 한다는 것이 소방청의 설명이다.

오하은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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