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간 기능이 일부 저하된 간세포암 환자(Child-Pugh Score 7점, 이하 CPS 7)에게도 면역항암제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처음으로 밝혀졌다는 소식이다.

이재준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교수팀은 권정현·이순규 인천성모병원 교수와 함께, 국내 7개 대학병원의 간세포암 환자 374명을 대상으로 면역항암제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Ate/Bev) 병합요법의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기존 임상은 간 기능이 양호한 환자(CPS 5~6)만을 대상으로 해, 간 기능이 낮은 CPS 7 환자군은 치료에서 배제돼 있었다.

(왼쪽부터) 이재준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교수팀, 권정현·이순규 인천성모병원 교수 (은평성모병원 제공)
(왼쪽부터) 이재준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교수팀, 권정현·이순규 인천성모병원 교수 (은평성모병원 제공)
이번 연구는 특히 CPS 7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정밀한 예후 분석을 진행해, 총 빌리루빈 < 2 mg/dL, 알부민 2.8~3.5 g/dL, 경증 복수(이뇨제로 조절 가능), 간성 뇌병증 없음 등의 조건을 만족한 ‘예후 양호군’은 CPS 6 환자와 유사한 생존율과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보였다. 반면, 해당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예후 불량군’은 생존지표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간세포암 환자 중 CPS 7이라는 이유만으로 면역항암제를 배제하기보다는, 세부적인 간 기능 지표를 바탕으로 정밀 선별과 치료가 가능함을 입증했다. 이는 실질적인 치료 사각지대에 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연구 결과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공식 학술지인 Clinical Cancer Research(IF 10.2) 최신호에 게재돼 국제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재준 교수는 “이제는 CPS 수치만으로 치료를 제한할 것이 아니라, 환자의 간 기능 상태를 더 세밀히 분석해 면역항암제를 적용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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