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는 “중증근무력증은 신경에서 근육으로 명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근육이 쉽게 지치고 힘이 빠지는 병”이라며 “특히 오후에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어 피로로 오인되기 쉽지만,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중증근무력증은 자가면역반응으로 인해 신경과 근육의 접합부에 자가항체가 생기면서 신경 신호 전달에 장애가 생기는 병이다.
주요 초기 증상으로는 눈꺼풀이 처지는 ‘안검하수’와 겹쳐 보이는 ‘복시’가 있다. 이후 얼굴 근육이 약해져 말을 오래 하면 발음이 흐려지고, 음식을 삼키기 어려워지는 경우도 생긴다. 증상이 더 악화되면 팔다리 근력이 약해지고 심하면 호흡곤란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하루 중 증상이 달라지는 ‘일중 변동’ 특징
중증근무력증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하루 중 증상의 강도가 변한다는 점이다. 아침에는 비교적 증상이 경미하지만 오후가 되면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근력이 급격히 떨어져 말하기도 힘들어진다.
이러한 ‘일중 변동’은 다른 신경 및 근육 질환과 감별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김 교수는 “많은 환자가 피로나 정신적 문제로 오인해 병을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진단은 혈액 검사로 자가항체를 확인하며, 반복신경자극검사, 신경전도검사, 근전도검사 등 여러 검사를 함께 진행한다. 10~30% 환자는 흉선종을 동반하기 때문에 흉부 CT 검사도 필수적이며, 흉선종 발견 시 수술이 권장된다.
중증근무력증은 완치를 기대하기보다는 증상 조절과 관리를 목적으로 치료한다. 주 치료제는 신경전달을 돕는 ‘피리도스티그민’이며, 중증일 경우 스테로이드제나 면역억제제를 추가로 투여한다. 약물 부작용을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인 병원 방문이 필요하다.
흉선종이 있으면 흉강경이나 로봇 수술 등 최소 침습 수술을 통해 제거한다. 최근에는 자가항체 종류에 따라 맞춤형 면역치료 개발 연구도 활발하다.
환자는 감염, 수면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고온 환경 등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항생제, 진정제, 마그네슘 성분 약물은 증상을 나쁘게 할 수 있으므로, 타과 진료 시 반드시 중증근무력증 환자임을 알릴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비록 희귀하고 난치인 질환이지만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로 일상생활에 큰 지장 없이 생활할 수 있다”며 “환자와 가족 모두가 질환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장기적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임혜정 기자
press@healthin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