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으로 착각해 방치하기 쉬운 초기 증상부터 빛 번짐 현상까지

[헬스인뉴스] 나이가 들면서 글씨가 침침하게 보이거나 눈앞에 안개가 낀 것처럼 답답함을 느끼면 대부분 단순히 노안이 왔다고 생각하기 쉽다. 안경 도수를 바꿔보기도 하고 눈에 좋다는 영양제를 챙겨 먹어보지만, 정작 근본적인 원인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안경을 아무리 깨끗이 닦아도 시야가 선명해지지 않거나, 평소보다 빛이 유난히 번져 보인다면 이는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눈 속의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백내장의 신호일 수 있다. 백내장은 고령층에서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제때 발견하고 관리하면 충분히 밝은 시야를 되찾을 수 있다.

물체가 겹쳐 보이거나 빛 번짐이 심해진다면 노안으로 치부하기보다 백내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물체가 겹쳐 보이거나 빛 번짐이 심해진다면 노안으로 치부하기보다 백내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 눈속 카메라 렌즈가 흐려지는 백내장이란

우리 눈 속에는 카메라의 렌즈와 같은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있다. 이 수정체는 빛을 통과시켜 망막에 선명한 상을 맺게 해주는데, 여러 원인으로 인해 투명했던 수정체가 뿌옇게 변하는 현상을 백내장이라고 부른다. 가장 큰 원인은 세월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노화 현상이지만, 강한 자외선 노출이나 당뇨 같은 전신 질환, 혹은 눈의 외상 등이 영향을 주기도 한다. 수정체가 혼탁해지면 빛이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 전체가 흐릿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 안개 낀 듯 답답한 시력 저하와 빛 번짐 현상

백내장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시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단순히 멀리 있는 것이 안 보이는 수준을 넘어 시야 전체가 왜곡되거나 색상이 원래보다 누렇게 변해 보이기도 한다. 특이한 점은 백내장의 진행 위치에 따라 밝은 낮에 오히려 더 안 보이고 어두운 곳에서 시야가 편안해지는 주맹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밤에 가로등이나 자동차 전조등을 볼 때 빛이 넓게 퍼져 보이는 빛 번짐이 심해져 야간 운전이 힘들어지기도 한다.

◇ 사물이 두세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 현상

수정체의 일부분만 혼탁해질 경우 빛이 불규칙하게 꺾이면서 사물이 여러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쪽 눈을 감고 봐도 물체가 이중으로 보인다면 백내장을 의심해봐야 한다. 병이 더 진행되어 수정체 전체가 뿌옇게 변하면 겹쳐 보이는 증상은 줄어들고 대신 앞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흐려지게 된다. 이러한 증상들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어, 평소와 다른 시각적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안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 수술 시기 결정과 일상 속 예방 수칙

백내장은 약물로 진행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이미 혼탁해진 수정체를 다시 투명하게 만드는 방법은 수술이 유일하다. 하지만 백내장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모두가 즉시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이나 직업 활동에 큰 불편함을 느낄 때 전문의와 상의하여 결정하면 된다. 평소 백내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시 선글라스나 모자를 착용해 자외선을 차단하고, 당뇨 등 만성 질환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눈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노년의 눈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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