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파킨슨병은 운동 증상이 드러나기 훨씬 전부터 몸 안에서 조용히 진행된다. 수면 중 꿈을 행동으로 옮기는 렘수면행동장애가 대표적인 전조 신호로 꼽히는 이유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주은연 교수와 일산백병원 신경과 배희원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 질환을 가진 환자의 체성분 수치를 8년간 추적해,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으로의 이행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를 찾아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슬립 메디신(Sleep Medicine)'에 실렸다.

파킨슨병, 수면장애 단계에서 이미 몸이 신호 보낸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파킨슨병, 수면장애 단계에서 이미 몸이 신호 보낸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연구팀이 주목한 지표는 '세포 외 수분비'다. 체내 전체 수분 중 세포 바깥에 분포하는 수분의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만성 염증이 심하거나 세포막 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나타낸다.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렘수면행동장애 환자 147명을 평균 4.5년 추적 관찰했다. 이 기간 전체의 21.1%가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았다.

분석 결과, 세포 외 수분비가 1 표준편차 오를 때마다 신경퇴행성 질환 발병 위험은 6.56배씩 높아졌다. 수치가 38.4%를 넘는 환자군에서는 질환이 더 빠르게 진행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세포막 기능 저하와 만성 염증이 신경계를 취약하게 만들고, 결국 신경세포 퇴행을 앞당기는 환경을 조성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운동 증상의 정도를 가늠하는 데는 또 다른 지표인 '전신 위상각'이 활용될 수 있었다. 세포 기능과 근육 조직의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이 수치가 낮을수록 근육 경직이나 떨림 같은 운동 장애가 두드러졌다. 두 지표가 각각 다른 역할을 맡은 셈이다. 세포 외 수분비는 발병 가능성을, 전신 위상각은 이미 나타난 증상의 무게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해석이다.

(왼쪽부터)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배희원 일산백병원 신경과 교수 &lt;사진=삼성서울병원 제공&gt;
(왼쪽부터)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배희원 일산백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삼성서울병원 제공>

주은연 교수는 "체성분 검사는 일상 진료에서 누구나 쉽게 받을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이 검사가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의 신경퇴행 위험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도구로 쓰일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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